드루킹, 특검 조사서 “노회찬에 4600만원 줬다” 진술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은이 ‘드루킹’ 김동원(49, 구속)씨로부터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4600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드루킹은 노 원내대표에게 돈을 주려고 한 적은 있지만 전달하지 않았다는 기존 진술을 뒤집어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특검팀 조사에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2016년 7월 노 원내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드루킹이 진술을 뒤집은 데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A씨의 진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차례 특검팀에 비공개 소환돼 조사를 받은 A씨는 당초 이 같은 진술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경공모에서 자금 담당을 한 ‘파로스’ 김모(49)씨와의 대질신문 끝에 드루킹에게 돈을 빌려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은 2016년 경찰 수사를 받을 때 회원들로부터 걷은 4600만원이 노 원내대표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띠지에 묶인 5만원권 다발’ 사진을 제출했다. 취지는 ‘전달하려고 하다가 실패해 현금을 보관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특검팀 조사에서 돈다발 사진은 A씨가 빌려준 4200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을 속이기 위해 허위 증거를 제출한 것이다.

파로스도 노 원내대표에게 돈이 전달된 사실을 처음엔 부인했다. 하지만 드루킹의 부인 최모씨가 돈이 전달된 구체적인 경위를 특검에서 밝히자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고 전해졌다. 최씨의 진술이 수사의 핵심 단초가 된 셈이다.

최씨와 파로스 등의 진술에 따르면 노 원내대표에게 전달된 4600만원 중 2000만원은 2016년 3월 드루킹의 사무실이었던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산채)에서 드루킹이 노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달했다.

나머지 2600만원은 열흘 뒤 파로스가 경남 창원시 노 원내대표의 국회의원 선거사무실에서 노 원내대표 부인의 운전사 장모씨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A씨에게 돈을 빌린 뒤 계좌에 입금해 정치자금 전달 증거를 조작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드루킹의 변호인이었던 도모 변호사를 이날 새벽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공모 회원인 도 변호사는 드루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이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이 A씨의 돈을 빌려 증거를 조작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노 원내대표의 고교 동창인 도 변호사가 증거만 조작한 게 아니라 드루킹과 노 원내대표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하지만 노 원내대표는 “김 씨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드루킹에게 500만원을 받은 한모(49)씨의 집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