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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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이제 곧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3~4주의 짧은 방학기간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방학 이후 수능까지의 12~13주보다도 활용 가능한 시간이 더 많을 수 있다.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생활에도 시간을 빼앗길 것이고 원서 접수 고민을 하다가 이후에는 면접이나 논술, 적성과 같은 대학별 고사를 치르다 보면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진학사가 2018년 1월, 2018학년도 입시를 치른 고3 회원 1377명을 대상으로 수시 준비 종류별로 준비한 시점을 설문조사한 결과 각 종류별 1위로 ▲논술고사(응시한 372명 대상)는 27.2%가 ‘고3 1학기부터’ ▲자소서(작성한 1377명 대상)는 23%가 ‘고 3 여름방학부터’ ▲면접고사(수험생 593명 대상)는 62.1%가 ‘고3 2학기부터’라고 답했다.

즉 논술고사 준비를 제외한 나머지 10명 중 8명은 모두 여름방학부터 계획을 세워 준비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2019학년도 입시 준비생들도 이번 여름방학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준비하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에 집중해야 한다면

고3 학생들의 경우 실제 수능과 같은 형태의 연습이 적을 수밖에 없다. 수학이나 탐구영역은 시험 범위에 대한 공부에 집중하느라 모의고사를 많이 치르지 못했을 것이고, 국어나 영어는 본인에게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영역에 대한 공부에 조금 더 집중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름방학은 본인이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시험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시간이 돼야 한다. 아침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실제 수능과 같은 리듬으로 연습을 충분히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시험 시간 내에서 시간 분배뿐 아니라,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컨디션을 어떻게 조절할지에 대한 연습이 이루어져야 하며, 당연히 이를 통해 오답을 되짚으며 나의 부족한 점을 채우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이 모의고사 연습에 치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것들을 시험에 쏟아내는 연습보다는 알아야 할 것들을 더 채워야 하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은 자꾸 새로운 것들을 공부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험을 통해 나의 실력을 가늠해 볼 때, 틀린 문제들이 처음 보는 개념이어서, 신 유형이기 때문에 틀리기보다는 몇 번 공부했던 개념임에도, 어디에선가 풀어봤던 문제임에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꾸 새로운 것들을 공부하려 하기 보다는 본인이 지금까지 풀이했던 문제집을 다시 점검하며 오답을 분석하는 것이 의미 있다. 내가 왜 틀렸었는지(어떤 개념을 헷갈렸는지), 정답이 정답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정리하고 이를 수능 날까지 꾸준히 읽어 내려간다면 굳이 암기하려 하지 않아도 수능 시험장에서는 이것이 습득돼 있을 것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이 고민이라면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를 경험하지 않은 대다수의 고3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작성을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막막해 한다. 인터넷에서 본 화려한 자기소개서들과 다르게 특색 있는 활동이 없어서 어떤 소재로 작성해야 할지부터 시작해, 내가 쓴 자기소개서가 대학으로부터 좋게 평가 받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계속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붙잡고 있는 경우도 있다.

좋은 자기소개서란 화려한 스펙을 바탕으로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학생부로부터 잘 드러나지 않는 학생의 장점, 대학이 학생을 뽑아야 하는 이유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어떤 활동에 참여했고, 어떤 경험을 통해서 성적이 상승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경험이라도, 사소해 보이는 활동이라도 그것을 학생이 왜 하게 됐고, 어떻게 진행했으며, 그것을 통해서 어떤 성장을 했는지를 대학에 이야기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중 대교협 공통문항인 1~3번 질문이 “~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인 이유다. 소재를 찾을 때 학생부 내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찾기 보다는, 작은 활동이라도 그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을 짧은 문장이나 단어 1~2개라도 정리해 두고, 나의 장점이 될 수 있는 느낀 점이 있는 활동을 소재로 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논술고사를 준비 중이라면

인문계 논술 실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논술문을 작성하고 이를 문제 의도에 따라 첨삭 받고, 또 퇴고하는 과정을 많이 경험하는 것일 것이다. 이는 효과적이지만 효율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논술고사를 인서울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에 경쟁률이 매우 높고, 당락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 정시를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방법은 굉장히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논술 준비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각 대학은 입학 홈페이지에 기출 문제뿐 아니라 문제 출제 의도, 우수 답안 사례 등을 함께 올려 두고 있다. 글을 써보기 전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지난 3~5개년의 자료를 반복해서 읽으며 대학이 어떤 의도로 문제를 구성하는지 확인하고, 우수 답안 사례를 참고하여 글의 구성이나 흐름 등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 좋다.

자연계 논술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수학과 과학탐구 영역의 실력을 높이는 것이다. 대학의 논술 문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나지 않게 출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 과학 영역이 1등급이라고 해서 논술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능은 답이 맞았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이지만 논술은 정답으로 가는 과정이 얼마나 논리적인지를 확인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수능 문제를 공부할 때 까다로운 4점 문제는 논술 문제에 접근하듯이 과정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풀이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수능과 논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여름방학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본인이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시간 분배를 적절히 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자기소개서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겨 계획한 교과 공부를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당락의 예측이 어려운 학종이나 논술에 방학의 대다수 시간을 지나치게 쏟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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