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주년 기획] 공공갈등, 투쟁 아닌 현실적 논의와 합의로 해결
[창간1주년 기획] 공공갈등, 투쟁 아닌 현실적 논의와 합의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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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갈등지수가 4위이며 GDP의 20%가 갈등으로 인해 소비되고 있다.

갈등은 사회집단 간에대립과 반목을 초래하지만 그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사회발전에 기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는 사회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도 4대강이나 세종시, 미디어법 등 국가 주요 현안들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와 지역 주민, 지자체와 지역 주민 간의 공공갈등 문제는 여전히 우리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본지는 두 가지 공공갈등 사례를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고리원전 1호기 반대 주민시위 모습 (사진제공: 사회갈등연구소)

“갈등 세력 간 정책 분석 놓고 고민해야”

사회갈등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3년에 발생한 부안 방폐장 관련 주민운동(이하 부안주민운동)은 공공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부안주민운동은 2003년 7월 부안군수가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 신청을 하고 정부가 부안의 방폐장 건설 부지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방폐장 유치에 반대하는 부안군민이 부안군수와 정부를 상대로 벌인 장기간에 걸쳐 벌인 집회였다.

당시 집회 및 시위, 등교거부, 자체적인 주민투표 등 주민 간 대립과 갈등이 격렬하게 전개된 가운데 2004년 12월 정부가 방폐장 유치 포기 선언을 하고, 2005년 9월 부안군수가 방폐장 유치 활동 포기 선언을 함으로써 종료된 사건이었다.

하지만 부안주민운동은 부안군과 군민들에게 많은 상처와 고통을 남겼다.

당시 갈등으로 인해 방폐장 관련 찬반 시위가 300회(2003.7~2005.6) 이상 진행됐으며, 이 기간 동안 구속 45명, 불구속 126명, 즉심 95명, 불입건 126명 등 사법처리자가 392명에 이르렀고 부상주민 241명, 경찰 214명 등이 부상을 당했다.

또한 등교거부로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고, 다수의 주민이 찬반 주민 간 대립과 분열로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 스트레스로 심리적 상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정부의 부안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 설치에 맞선 부안군민의 2년여 간의 투쟁과정을 담은 백서가 발간되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국내의 많은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달리 갈등을 해소하고 진일보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선례도 있다.

▲ 고리원전 1호기 계속 운전 합의 모습 (사진제공: 사회갈등연구소)

2007년 12월, 고리 원전 1호기 계속 운전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구성된 ‘고리원전 주변지역 발전협의회’가 다섯 차례 논의를 거쳐 합의점에 도달한 것이다.

당시 합의는 2006년 6월 이후 고리원전 1호기 계속 운전 반대 운동에 앞장서 온 지역단체 두 곳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이해관계자가 전원 참여한 가운데 합의를 이끌어내 큰 의미를 남겼다.

박태순(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지역 주민과 한수원이 수많은 대립과 갈등을 통해 얻은 학습효과임과 동시에 협의회가 구성되기까지 2년간 1100여 회의 개별 접촉과 설명회를 거치면서 지역과 한수원이 펼친 공존ㆍ공생을 위한 진지한 노력의 결과였다”며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님을 강조했다.

당시 합의가 가능했던 주요 요인으로는 한수원은 부안ㆍ경주 방폐장 사태 등을 거치면서 합의의 중요성과 집단적 논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돈보다도 서로를 인정하고 동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자각했다는 점이다.

또한 지역 주민은 경험을 통해 투쟁이 아닌 현실적인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문제 해결 방식의 변화가 있었다.

두 번째로는 권력 실세에 접근해 문제를 해결코자 했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실제로 대표성을 갖고 있는 인사들과 협의체를 구성한 점이다.

결국 그들을 통해 논의 주제를 이끌어내 지역 주민이 실제로 원하는 문제에 접근할 수 있었고 합의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었다.

정회성 한국환경정책학회 회장은 “어떤 갈등은 수습이 되고 어떤 것은 안 되고 끝난다”며 “안 된 것들의 특징은 갈등의 문제가 정치화되는 것이다. 사회갈등을 해소하려면 갈등 세력들 간에 비정치화 하는 테크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비정치화 하기 위해선 정책 분석을 잘해야 한다. 정책분석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가운데 갈등 세력 간에 이를 놓고 고민할 때 복잡한 문제들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또 “정책 분석이 끝난 후 갈등 분석을 실시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갈등 세력 간에 다양성을 인정해주고 그 정책에서 소외받거나 손해를 보는 사람들을 좀 더 배려하는 정책을 쓰면 갈등을 척결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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