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근처에서 ‘대한육견협회 생존권 투쟁 집회’를 연 가운데 개들이 케이지에 갇혀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근처에서 ‘대한육견협회 생존권 투쟁 집회’를 연 가운데 개들이 케이지에 갇혀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찬성 측 “더위 쫓는 전통 보양식”

동물보호단체 “반려동물 먹지말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1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三伏)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初伏)을 하루 앞둔 16일 ‘개 식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는 양상이다.

개 식용을 찬성하는 측은 개고기를 전통 보양식으로 인정해달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반면 동물보호단체들은 “반려동물인 개를 먹어선 안 된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동물권보호단체인 케어는 오는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입양한 유기견 ‘토리’를 모델로 만든 인형 전시회 ‘I'm Not Food(아임 낫 푸드)-먹지 말고 안아 주세요’를 진행한다.

또 다른 동물권보호단체인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개 도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청와대로 꽃상여 행진을 한다.

동물권보호단체들은 “과거에는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면서 “(개 식용이) 과거에는 당연시됐을지라도 이젠 시민의식에 변화가 생긴 만큼 공공의 가치를 위해 개고기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려동물인 개를 먹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5월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개고기 인식과 취식 행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개 식용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46%로 찬성 의견인 18.5%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개·고양이 식용 금지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이 넘게 참여해 청와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동물보호단체연대 주관으로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개식용 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이들은 “‘개·고양이, 유기·학대·도살 금지 특별법’을 제정해 반려동물이 식용가축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국동물보호단체연대 주관으로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개식용 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이들은 “‘개·고양이, 유기·학대·도살 금지 특별법’을 제정해 반려동물이 식용가축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반면 개 식용을 찬성하는 측은 개고기가 전통적인 음식이며 집에서 기르는 개와 식용으로 기르는 개는 다른 것으로 ‘반려동물을 먹는다’는 주장도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개고기를 전통음식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돼왔지만 역사 기록에서 개고기가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조선 시대 선조 때 집필을 시작해 광해군 때 발간한 ‘동의보감’에 보면 ‘개고기가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해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는 등 기력을 증진한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또한 헌종 때 쓰인 세시풍속집 ‘동국세시기’에는 ‘개고기를 파와 함께 푹 삶은 것을 개장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먹고 땀을 흘리면 더위도 물리치고 보신도 된다’라고 기록돼 있다.

개고기를 위해 도축되는 개를 반려동물로 봐야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모란시장에서 도축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승철씨는 “식용으로 쓰이는 개들 대부분은 40~80㎏정도의 매우 큰 대형견이고 종도 1~2가지 밖에 안 된다”며 “식용견은 절대 반려견이 아니다. 식용견과 반려견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식용견과 반려견을 나누는 건 엄연한 동물차별”이라며 “사랑으로 품에 안으면 반려견이 되는 것이고 버리면 식용견이 되는 것이다. 식용견과 반려견의 기준을 제시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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