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반기 국산차와 수입차 판매비교. (출처: 각 사, 한국수입차협회(KAIDA))
2018년 상반기 국산차와 수입차 판매비교. (출처: 각 사, 한국수입차협회(KAIDA))

25% 관세로 수출 피해 예상

국산차, 상반기 내수 2.9% ↓

수입차, 판매량 18.6% 증가

성장 멈춘 채 ‘제로섬 싸움’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이 잇따른 악재로 위기를 맞고 있는 반면 수입차 업계는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산업은 여러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트럼프발 자동차 관세폭탄’으로, 대내적으로는 줄어든 내수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발 자동차 관세폭탄은 미국 내 수입차를 대상으로 높은 관세를 적용시키는 것이다. 이에 해당되는 것이 ‘무역확장법 232조’로 한국산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매길 방침이다. 이럴 경우 한국은 자동차 수출 길에 큰 피해를 입는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최대 수출시장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출한 자동차는 253만 194대에 달한다. 그중 3분의 1인 84만 5319대가 미국시장에 수출됐다. 국내 완성차 업계로 보면 쌍용차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미국시장에 수출했다. 현대차는 30만 6935대로 가장 많이 수출했다. 이어 기아차 28만 4070대, 한국GM 13만 1112대, 르노삼성 12만 3203대 등의 순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상무부 공청회를 거쳐 이달 내로 232조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이 어려운 가운데 내수 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완성차 5개사의 국내 총 판매량은 75만 7003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특히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4만 2497대(41.6%), 4만 920대(22.6%)로 다른 업체에 비해 현저히 하락했다. 한국GM는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로 시작된 한국GM 사태로 국내 판매가 급감했고 르노삼성은 마땅한 신차가 없어 판매가 줄었다. 쌍용차는 소폭 감소한 정도이며 현대·기아차는 증가했다.

반면 수입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거침없이 성장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상승한 총 14만 109대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한 4만 1069대를 판매했다. 이 수치는 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보다 149대 더 판매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시장 총 판매량은 89만 7112대다. 전년 같은 기간 89만 7837대와는 불과 725대 차이다.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는 같은 기간 2만 2682대(2.9%) 줄었고 수입차는 2만 1957대(18.6%) 상승했다. 다시 말하면 줄어든 국산차 판매 수요가 그대로 수입차로 이동한 셈이다.

대림대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제로섬 싸움”이라며 “시장규모는 같은데 어느 한쪽이 크면 한쪽이 줄어드는 풍선효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가 어려워진 상태에서 내수시장이 커지는 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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