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팀의 박상융 특검보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팀의 박상융 특검보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특검, 정확한 사실관계 방법 모색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드루킹’ 김동원(49, 구속)씨 등 주요 피의자 4명이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특검팀) 조사에서 댓글조작 시기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관여 등 수사 핵심 사안에서 엇갈리게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구속 수감된 드루킹 일당 4인방은 ▲댓글조작 시점 ▲댓글 자동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첫 사용 시점 ▲김 지사의 만남 당시 정황 등 특검 수사 토대가 될 핵심 쟁점사안에서 진술 내용이 서로 갈리고 있다. 이 때문에 특검팀이 사안을 특정하는 데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조작 혐의 시점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의 경우 세세한 진행 과정엔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른다”는 식이었고, 킹크랩 등을 통해 댓글조작을 실행한 ‘서유기’ 박모(30)씨는 “대선 전부터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긴 했지만 마찬가지로 특정날짜를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킹크랩을 만든 ‘둘리’ 우모(31)씨조차 “(시기를 알려면) 인터넷주소(IP)를 전수 조사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진술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이는 드루킹 일당이 언제 댓글 여론조작을 시작했는지 ‘일지’ 형식의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당사자가 대체적으로 댓글조작 활동을 인정해도, 수사에 있어선 범죄행위 시점을 특정하는 건 기본”이라며 “이들을 기소하려면 행위 결과(추천 클릭)뿐 아니라 행위시점을 일일이 특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루킹이 주장하듯 킹크랩 시연회 등에 김 지사가 관여했는지도 이들의 진술만으론 확인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이 옥중편지를 통해 주장한 시연회 시기는 2016년 10월이다. 초기 수사 당시 경찰이 시연회 장소인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시기는 지난 4월로 CCTV 영상 저장기한이 3개월로 알려져 김 지사 관여를 확인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당시 시연회에 함께 있었던 회원의 정확한 진술이 필요하나, 이들은 “(2016년) 9월 말로 기억한다”는 식으로 애매하게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공식 수사가 시작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부터 지금까지 4인방을 7차례나 소환했다. 하지만 진술이 일치하지 않자 이들을 제외한 다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을 불러 보강 수사를 진행했다. 특검팀은 12일에도 4인방 중 한 명인 둘리를 소환해 다시 ‘퍼즐’ 맞추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느릅나무 출판사 건물1층 쓰레기더미에서 발견한 53개의 유심칩 케이스 발급 통신업체 3곳에 대해 통신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유심칩 케이스 겉면에 경공모 회원으로 추정되는 닉네임이 적혀 있다”며 “이 유심칩이 댓글 여론조작 관련 증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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