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가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왼쪽)와 개신교계 반대집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3
지난해 7월 1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가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왼쪽)와 개신교계 반대집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3

‘서울시청광장’ ‘대한문 앞’ 맑은 날씨 대규모 맞불집회 가능성

퀴어 퍼레이드 대항격 개신교 보수진영도 반대 퍼레이드 예고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해마다 반대 측의 거센 비판으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퀴어문화축제가 내일 열린다. 한국 개신교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한 반대 측의 맞불 집회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경찰은 충돌 가능성을 내다보고 서울시청광장과 대한문 일대에 경찰병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양측은 각자의 주장이 담긴 퍼포먼스를 포함한 퍼레이드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될 예정이어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광장에서 제19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우리 사회에서의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열린다.

지난해 퀴어문화축제에는 우천 가운데서도 주최 측 추산 약 5만명이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도 100여개 부스가 설치되며 각 지역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미국대사관 등 10여개 국가 대사관 등도 참여할 예정이다. 행사 부스에는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부스도 포함된다. 서울광장에는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해 구금 등 처벌을 하는 전 세계 80개국 국기로 만든 드레스인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가 전시된다.

반면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대회장 최기학 목사) 등 한국교회 보수진영 단체들과 동성애 반대 단체들은 내일 오후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시청광장 맞은 편에 있는 대한문 앞에서 맞불 문화축제를 진행한다.

1부는 개회선언과 각종 문화공연이 진행되며 2부로 곧바로 교회 연합예배 및 기도회가 이어진다. 3부 대한문광장에서 숭례문-서울시청-광화문-세종문화회관-대한문으로 이어지는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마지막 4부 국민대회에서는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또 개신교 탈동성애 단체인 홀리라이프와 건전신앙수호연대가 탈 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 9일 홀리라이프가 주관, 한국성소수자전도연합이 주최한 ‘제11회 탈동성애인권 서울포럼’에서는 탈동성애 인권선언문이 발표됐다. 탈동성애자는 동성애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이들은 ▲탈동성애자는 동성애의 죄악으로부터 구원받은 성도 ▲동성애는 유전도 질병도 아닌 창조자 앞에 회개해야 할 죄 ▲동성애는 본인의 의지와 복음의 능력으로 치유된 죄된 행위 ▲성소수자(LGBT)는 동성애에 속한 죄의 문제로서 인권의 문제가 아님 ▲성소수자 인권문제를 특별법으로 다룰 당위성이 없음 등을 주장했다.

퀴어문화축제를 비판하는 측은 행사 참석자들의 노출이나 외설적인 행위를 주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행사 개최 반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동성애자라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변태적이며 외설적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매년 퀴어행사장에서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경범죄처벌법 위반에 해당하는 복장으로 광장을 활보하고 퀴어라는 이유로 시민의 공간인 광장을 더럽히는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동성애자들을 인정하지 않거나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그들의 혐오스러운 행사를 우리가 쉬고 누려야할 광장에서 보는것을 원하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인은 또 노출이 심한 옷차림, 성인용품의 진열 판매, 성기모양을 그대로 만든 음식물, 손목이 잘린 자살책 엽서, 퀴어 참가자들의 노점행위, 음주 및 흡연행위 등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이 국민청원은 지난 11일 20만명이 참여해 공식 답변 기준을 충족했다.

한편 퀴어(Queer)는 ‘이상한’ ‘색다른’ 등을 나타내는 단어로, 영어권에서는 남성 동성애를 의미했다. 19~20세기에 성소수자인 동성애자에 대한 개념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포괄하는 뜻으로 통용된다.

우리나라 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00년 서울의 대학로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로 매년 열리고 있다. 퀴어축제는 공연·파티·퀴어영화제·전시회·토론회·사진전 등을 진행하며, 메인 행사로는 ‘퀴어 퍼레이드’가 열린다. 2015년부터 서울광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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