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

친서 공개 통해 ‘빈손 방북’ 논란 돌파 의미로 보여

김정은 “믿음·신뢰, 실천과정서 더욱 공고해지길”

언론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회의론 확산’ 지적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격 공개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신뢰와 함께 북미 관계 진전을 언급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소개함으로써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행을 놓고 제기돼온 ‘빈손 방북’ 논란을 정면돌파하려는 의미로 보인다.

또한 북미 정상간에 재확인된 확고한 의지를 토대로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비핵화 후속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영국으로 출발한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주 멋진 편지. 아주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글과 함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는 7월 6일자로,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당시 회담 상대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건네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7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김 부위원장을 통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 각하’라는 제목의 친서에서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 24일 전 싱가포르에서 있은 각하와의 뜻깊은 첫 상봉과 우리가 함께 서명한 공동성명은 참으로 의의깊은 려정의 시작으로 되었다”고 말했다.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첫 만남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출처: YTN 생중계 캡처)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첫 만남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출처: YTN 생중계 캡처)

이어 “나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리행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미 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 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백악관에서의 후속 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두 정상간에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위원장도 북미 관계 개선을 토대로 추가 정상회담의 조기 성사에 대한 희망을 적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시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contract),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북미 대화 국면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이 공개된 것은 지난 5월 말∼6월 초 김 부위원장의 방미 때에 이어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트위터를 통해 친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북측의 양해를 사전에 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는 정작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어떠한 조치를 하겠다는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그럼에도 대통령은 ‘아주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멋진 편지’라고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관여 정책을 놓고 워싱턴에서는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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