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할리우드 액션의 예술, 넘어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스포츠 속으로] 할리우드 액션의 예술, 넘어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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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지난 1960~70년대 깊은 감성과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한 폴 사이먼의 곡 중에 한국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넘어지는 것을 배워라(Learn how to fall)’라는 제목의 곡은 한 번 시간이 난다면 찬찬히 감상해볼 만하다. 가사 중에 ‘새는 날기 전에 넘어지는 것을 먼저 배운다’라는 구절이 있다. 성공을 향해 달리면서 많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넘어지는 것에 익숙해야 한다는 것을 어머니에게 묻는 형식으로 된 가사이다. 마치 항해 전에 배가 돛을 설정할 때 제대로 하기 위해선 산들바람에 표류해야 하는 것처럼 삶에서도 영광을 위해선 실패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폴 사이먼의 의미심장한 충고는 많은 이들에게 지난한 삶을 살아가면서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2018러시아월드컵에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넘어지는 것을 기만전술로 활용해 순수한 열혈 축구팬들에게 매서운 눈총을 받는다. 일부러 넘어지거나 그라운드에 뒹굴며 심판의 반칙선언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일명 ‘할리우드 액션’으로 불리는 행동으로 유명한 선수 중에는 세계 톱 랭킹의 네이마르(브라질)는 물론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신예로 떠오른 음바페(프랑스)까지 명단에 올랐다.

네이마르는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것처럼 과도한 반응을 보여 세계 축구계에서 비난을 샀으며, 일부 소셜미디어에서 장난스런 희화화의 대상으로 조롱을 받았다. 19세의 어린 나이로 강력한 골 결정력을 보여준 음바페도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큰 충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손으로 얼굴을, 왼손으로 배를 감싸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할리우드 액션을 벌였다. 주심은 음바페에게 의식적인 행동에 경고를 주었는데, 과도한 그의 행위는 뛰어난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축구의 예술성과 기술을 한껏 보여야 할 월드컵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할리우드 액션이 많이 나오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자신의 잘못으로 넘어지더라도 상대 선수의 몸을 살짝 부딪혀 마치 반칙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 할리우드 액션은 한마디로 사기성 개인적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심판의 눈속임을 통해 파울을 심하게 당한 것처럼 보여 옐로우카드나 레드카드를 상대선수에게 받게 하려는 것이다. 페널티 지역 안에서는 결정적인 반칙을 유도하거나, 또는 이기고 있는 경우 시간을 끌기 위한 시도로 행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축구연맹은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선 처음으로 비디오판독시스템을 도입, 할리우드 액션을 근절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기술적으로 교묘하게 행해지기 때문에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앞으로 할리우드 액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일부 선수들의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할리우드 액션은 예술적인 축구의 아름다움을 손상시킬 뿐 아니라 형평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축구의 신뢰감을 무너뜨릴 수 있다. 특히 세계적인 선수들의 할리우드 액션은 마치 3류 배우가 가짜 연기로 대중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액션이 많아지면 축구 시장을 스스로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높다.  

축구팬들은 과도한 할리우드 액션으로 축구 경기가 마치 요행이나 기만이 득세하는 ‘야바우판’으로 전락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팬들은 선수들의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면서 많은 공감을 갖고 축구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네이마르, 음바페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축구장에서 성공을 위해서 혼신을 힘을 다하며 불가항력적으로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팬들은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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