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가 ‘제주의 난민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간담회를 열고 있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가 난민에 대한 성서적 접근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가 ‘제주의 난민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간담회를 열고 있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가 난민에 대한 성서적 접근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0 

‘제주예멘난민’ 간담회·성명 통해 한국교회에 도움 호소
보수 측 “온정주의 반대… 정부, 유럽의 실패 답습 말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사회적으로 제주 예멘 난민문제 해결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개신교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정부뿐 아니라 한국교회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예멘 난민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는 ‘제주의 난민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최형묵 목사가 난민에 대한 성서적 접근을 통해 한국교회에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최 목사는 난민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거류민(남의 나라 영통에 머무는 사람)’을 주목하는 것이 성서적 접근에선 더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히며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도 아버지의 집을 떠났고, 이삭과 야곱, 요셉 등도 나그네의 삶을 살았다고 했다. 이후 출애굽 과정뿐 아니라 바벨론 포로 생활 경험 등이 이스라엘 민족의 디아스포라(흩어진 사람들) 삶의 시작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난민을 반대하는 일부 보수 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국민을 위한다는 듯 난민에 대한 혐오와 배제의 논리를 펼치는 것은 위험하다”며 “나아가 신앙을 명분으로 또는 성서를 근거로 해 혐오와 배제의 논리를 펼치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훈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주노회 목사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관한 정보를 전했다. 또 이 자리에선 예멘 난민을 둘러싼 가짜 뉴스 등을 꼬집고 팩트 체크하는 시간도 가졌다.

NCCK는 이날 ‘누가 표류하는 난민의 이웃이 되겠습니까’라는 제목으로 한국교회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6.25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와 북·남미, 유럽 등 전 세계 여러 나라가 한국의 피난민을 수용하고 돌봐 주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예멘 난민을 무조건 거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내전 중인 예멘에서 인도양과 말레이 해협을 건너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제주도까지 찾아와 목숨을 의탁한 난민 신청자 549명(남자 504명 여자 45명)을 받아줄 것을 호소했다.

NCCK는 정부를 향해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난민심사를 단행하고 합법적 절차를 밟아줄 것”을 부탁했다. 또 종교·시민사회에는 “정국 당국과 함께 난민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끝으로 한국교회를 향해선 “죽음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예멘인들의 이웃이 돼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실천하기 바란다”며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NCCK 호소문은 회장 유영희 목사와 총무 이홍정 목사를 비롯한 9개 회권교단장 명의로 발표됐다.

한편 보수 교단과 단체들은 난민문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보수의 입장을 대변해온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5월 낸 논평에서 “우리나라에 난민으로 신청하는 사람들 가운데 국적별로 보면 파키스탄, 이집트, 시리아, 예멘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이들 나라는 모두 이슬람 국가이거나, 이슬람교 인구가 다수인 국가들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보다 앞서 난민을 받아들인 유럽은 이슬람으로 인해 ‘다문화정책’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며 “정부는 분명한 입장과 함께 어설픈 ‘상대주의’와 ‘온정주의’가 부른 유럽의 실패를 답습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같이 난민문제를 바라본 보수와 진보의 시각차가 커 한국교회 안에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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