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사랑 고백을 강요당하고 실행했던 승무원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창업 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갑질을 해왔던 한진그룹 일가에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1인 우상 체제 논란은 사이비교주 우상화나 북한 김일성 일가의 우상화와 크게 다를 게 없다며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더불어, 아시아나 박 회장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국민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기내식 대란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었던 예견된 사태였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박 회장 등 경영진을 교체하고 기내식 서비스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승무원들의 기쁨조 동영상 폭로뿐 아니라 최근 벌어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박 회장의 장녀 낙하산 논란, 기내식 대란 와중에 벌어진 대규모 아시아나 승진 인사 등이 연이어 불똥이 커지면서 아시아나는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개설한 채팅방에는 다양한 제보들이 잇따르고 있다. 박 회장을 위해 앞에서 감동받아 눈물 흘리는 역할, 어느 승무원을 정해 박 회장에게 달려가 안겨야 하는 역할, 박 회장이 본사에 출근하는 날이면 몇 달 전부터 멋진 율동과 낯간지러운 사랑 예찬가로 그를 감동시켜야만 했다는 승무원들의 폭로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를 거부하거나 합류하지 않으면 인사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찍힌다는 것이다.

영상을 본 국민들은 수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입사한 아시아나 항공에서 젊고 예쁜 여성직원들을 성적 대상으로까지 삼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분노하고 있다. 박 회장의 미투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단순히 공식행사에서 신입승무원들에게 뽀뽀하고 허그만을 했는지, 환영행사만 했는지, 이에 대한 팩트는 아직도 사실을 숨기거나 폭로하지 않고 있는 승무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침묵하지 말자’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개설하고, 박 회장의 갑질과 비리를 폭로하고 있고 연이어 박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 회장에 대한 기쁨조 강요 논란에 이어 박 회장의 장녀 박세진의 금수저 낙하산 인사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박세진 상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전업주부 출신이다. 이 역시 열심히 공부해 수천만원의 학비를 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취준생들에게는 화가 날 일이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의 회장퇴진 운동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분노한 국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박삼구 회장의 비리를 밝혀주세요’ 등 잇따른 수사요청 글을 올리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드디어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아시아나항공 임원진도 이러한 사태가 터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까.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둔 자기 회사 직원들이 수치심을 느끼고 항공사 승무원에 대한 자부심을 잃고 국민들이 등을 돌리는 순간, 그 회사는 망하게 된다.

대한항공 갑질 사태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갑질에 대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직원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단체 채팅방을 통해 경영진 갑질 의혹에 대한 제보를 모아나가는 한편, 광화문에서 박 회장 등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추가 촛불집회도 연이어 진행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회장의 안위와 눈치 보기에 급급해하지 말고 회장보다는 국민과 직원들의 편의와 복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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