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와 자민당 의원들이 지난 5일 도쿄에서 만찬 간담회를 하며 술잔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 트위터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와 자민당 의원들이 지난 5일 도쿄에서 만찬 간담회를 하며 술잔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일본 내 폭우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와 정부의 위기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1~18일 예정된 유럽과 중동 방문을 취소했다.

이는 3연임을 목표로 하는 아베 총리가 여당인 자민당의 9월 총재선거를 앞두고 폭우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언론은 분석했다.

올해 초 모리토모학원 등 사학스캔들이 재차 터지면서 30%대로 추락했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하는 가운데 점수를 얻겠다는 것이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재해는 이번이 처음으로, 대응이 늦거나 잘못 되면 지지율은 한순간에 고꾸라질 수 있다.

앞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사고 대응이 미숙하다는 비난을 받았던 간 나오토 총리는 그해 9월 퇴진한 바 있다. 당시 야당 의원이었던 아베 총리는 간 총리를 비판했다.

그러나 이미 아베 총리의 초동 대책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폭우가 시작된 지난 5일 밤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인 ‘중의원숙사’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진이 공개되면서부터다.

기상청 예보에 따라 내각부는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같은 날 밤 현재 15만명에게 피난지시를 내린 상태였다.

지난 8일에야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한 것에 대해서도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비판이 야당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폭우로 사망자 수가 130명에 육박하는 등 인적, 물적 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사망자는 127명으로 집계됐다. 연락이 닿지 않아 안부를 확인할 수 없는 실종자 수도 집계하는 언론사에 따라 60~80명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총무성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현재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인원은 1만1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2년 299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나가사키 대수해’에 이은 인적 피해로, 일본 연호로 1989년 시작된 ‘평성’ 시대 들어 최악의 피해라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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