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은 김고은. (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은 김고은. (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아

이준익 “놀라운 재능 가진 똑똑한 배우” 칭찬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 ‘은교’ ‘차이나타운’,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도깨비’ 등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 대세 배우 김고은이 이준익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김고은이 영화 ‘변산’에서 ‘학수’를 고향 변산으로 강제 소환시키는 장본인이자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는 동창생 ‘선미’ 역으로 특별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사투리에 증량까지 영화 ‘변산’을 통해 예상하지 못한 반전 매력을 뽐내는 김고은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시나리오 이상의 느낌을 구현해내는 놀라운 재능을 가진 똑똑한 배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고은을 만났다. 뽀얀 피부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는 귀여운 말투로 열심히 인터뷰에 임했다.

이준익의 말을 전하자 그는 “저한테 정상적이라는 얘기를 잘 안 해주신다. 모두가 비정상이라고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저는 정상이다’라고 말한다”며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니 감동이다. 똑똑한 건 잘 모르겠다. 똑똑한 거로 치면 박정민 선배 등 모두가 똑똑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은 김고은. (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은 김고은. (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다음은 김고은과의 일문일답.

-‘변산’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선택할 당시 저의 감정 상태인 것 같다. 하고 싶거나 욕심난다고 다 하지 못하니까 할 수 있는 상태에서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변산’ 선택할 때는 즐거운 역할을 맡아보고 싶었다.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역을 맡고 싶었다.

-시나리오에 쓰인 ‘선미’의 성격, 성향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선미는 시나리오에 나온 주옥같은 대사들을 많이 한다. 선미한테 왜 이런 대사가 주어지는 지를 깊이 생각하려고 했다. ‘왜 이런 대사를 짊어질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던 것 같다.

연기하면서는 시나리오상에 그려지는 선미의 성격을 생각했다. 사람은 다 각자 쉬운 감정이 있다. 누구는 표현하는 게 쉽지만 누구는 참는 게 쉽다. 선미는 후자라고 생각했다. 선미는 자기를 드러내거나 표출·표현하지 않고 혼자 생각하고 글로 적는다.

그런 선미가 학수한테 날카로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큰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이 이야기를 정리했을까 싶다. 그래서 주옥같은 대사가 나온 것 같다.

‘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은 김고은. (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은 김고은. (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에서 선미가 학수에게 촌철살인(寸鐵殺人)한다. 자신에게 꽂힌 대사는.

‘값나가게 살진 못해도 후지게 살진 말어.’다.

값나가게 사는 것은 정의가 다르다. 어떤 것을 추구해 맹목성을 띠게 될 때 욕심이 나는 순간 그 순간 값나가는 게 어려울 수 있겠더라.

저는 지금도 어리지만 어렸을 때부터 인생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함께 사는 인생에서 내가 어떤 것에 맹목성을 띠었을 때 주변을 돌아보지 않으면 후져질 것 같다.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생각하면서 일을 해나가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선미는 학창시절 짝사랑했던 학수에게 돌직구를 날리며 지우고 싶은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한사람만 바라본 선미는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인 캐릭터이다.

물론 고등학교 때 맹렬한 첫사랑의 대상은 학수다. 학수를 통해서 꿈을 갖고 찾아 나간다. 이 친구의 감성을 사랑한다고 생각했고 좋아하게 된 과정이 있다. 성인인 선미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성인이 돼서 다시 만났을 때 학창시절에 했던 맹렬한 첫사랑의 느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학수만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세월이 흘렀을 뿐이다.

친구를 변화시키려고 직언하는 모습은 선미가 사랑했던 학수의 본질적인 모습과 감성이 흐려졌다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추억 때문에 더 안타까워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이 친구의 상황 때문에 변질했다는 것을 알면서 깨우쳐 주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은 김고은. (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변산’ 서 학수 강제 소환시킨 ‘선미’ 역 맡은 김고은. (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변산에서 나고 자란 선미 캐릭터 연기를 위해 사투리 연습에 매진했다고 들었다.

크랭크인 2개월 전부터 사투리 선생님과 연습했다. 그렇지만 이게 진짜 본토 사투리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 진짜와 가짜 사투리는 미세한 차이로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 잘 모르니까 선생님을 붙잡고 답답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에 대해 계속 물어봤다. 조금이라도 틀리면 다시 반복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다가 보니 등장인물 모두가 현장 이외의 장소에서도 사투리를 쓰더라. 어느 순간부터는 편해졌다.

-노래방 장면에서 랩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꽤 연습했을 것 같다.

원래는 더 잘한다(웃음). 사실 그거 하려고 진짜 열심히 연습했다. 버벅거리지 말아야 하니까 더 조심했다. 선미의 화를 랩 안에 넣어야 하니까 대사도 정확하게 알아야 했다. 평소에 노래방 가서 랩도 하고, 노래도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