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채 순발행 사상 최대 집계
경기변동 대응에 재정여력 축소 우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해 상반기 국채 순발행액이 사상 최대로 집계됐고, 이로 인해 국채와 특수채 발행잔액은 1천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와 특수채는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보증하는 채권으로, 잔액이 증가한다는 것은 곧 정부의 빚이 늘어나 재정부담이 더 커진다는 얘기다. 정부의 재정부담이 늘어나면 경기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 여력도 축소될 수밖에 없어 경기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초과 세수가 확보될 때 국채 상환에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국채와 특수채 발행 잔액은 994조 6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말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5월 말(996조 1799억원)보다는 약간 줄었으나 잔액은 다시 늘어났다.

최근 수년간 국채 잔액이 6~8월에 증가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국채와 특수채 잔액은 1천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 잔액은 정부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줄거나 증가세가 둔화한 반면,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잔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특수채 잔액은 지난해 말 338조원에서 지난달 말 331조원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국채 잔액은 지난해 말 615조원에서 지속적으로 늘더니 지난달 약 661조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국채 순발행액이 45조 4777억원으로 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국채를 더 많이 찍어내서가 아니라 상환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채 발행액은 67조 655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2조 3589억원)보다 줄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상환액(22조 1776억 원)은 지난해 상반기(34조 9429억 원)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이 같은 국채 잔액 증가를 대비해 KDI는 지난 5월 ‘2018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수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시기에 국가 부채를 상환해 구조적인 부채 증가를 방지하고 재정의 경기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곧 경기호조로 세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올 때는 국채 상환에 나서 국채 발행 여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또한 보고서는 2016년과 2017년에 초과세수가 발생했는데, 금년에도 국세수입 실적이 세입 예산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초과세수를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국채보유량의 감축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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