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2년 다국적 에너지 회사인 스탯오일사로부터 수주한 고정식 해양플랜트 1기가 지난해 8월 바지선에 실려 영국지역 북해 대륙붕으로 출항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2년 다국적 에너지 회사인 스탯오일사로부터 수주한 고정식 해양플랜트 1기가 지난해 8월 바지선에 실려 영국지역 북해 대륙붕으로 출항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저가공세 펼친 싱가포르 업체와의 경쟁서 매번 고배

韓조선업계, 시장 지배력 넘어갈 우려에 위기감 팽배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20억 달러에 달하는 해양플랜트 입찰에서 싱가포르 셈코프마린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최근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저가공세를 펼친 싱가포르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배를 마셔온 만큼 이번 수주전에 우리 조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일메이저 셰브런이 최근 발주한 로즈뱅크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입찰에서 대우조선과 셈코프마린이 최종 수주 후보로 올랐다. 이 프로젝트는 영국 북해 셔틀랜드 군도에서 175㎞ 떨어진 해상 유전을 개발하는 것으로, 규모는 약 20억 달러(약 2조 20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은 올 들어 상선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좋은 수주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라 이번 프로젝트 수주가 절실하다. 대우조선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일감을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이 모두 입찰에 참여했으나 대우조선만 남아 최종 후보에 올라 싱가포르 셈코프 마린과 함께 최종 경쟁을 펼치게 됐다.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싱가포르·중국 등 신흥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최근 밀리는 추세다.

작년부터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싱가포르에 번번이 패했던 한국 조선업계는 이번에도 일감을 뺏기면 시장 지배력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빠져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강점을 보이는데다 기술력에서도 이미 국내 업체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조선 3사는 해양플랜트 부문의 일감이 고갈돼가는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8월부터 일감이 바닥난 해양공장의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처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척의 해양프로젝트를 수주하긴 했지만, 그 후 1년간 수주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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