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ㆍ무역구제 등 포괄적 합의
협정발효 후 대형차ㆍ컬러TV 즉시 관세 철폐
쌀ㆍ쇠고기ㆍ고추 등 107개 품목 양허 제외

(리마=연합뉴스) 한국과 페루가 30일(페루 현지시간)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마르틴 페레스 페루 통상관광부장관은 이날 페루 수도 리마에서 가진 통상장관회담에서 양국 간 FTA협상을 타결하고 페루 대통령궁에서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양국은 이날 열린 장관회담과 제5차 협상을 통해 상품과 무역구제, 투자,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경제협력 등 경제ㆍ통상분야에서 포괄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타결 내용은 25개 장으로 구성된 협정문에 담겼다.

두 나라는 우선 상품시장 개방과 관련,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모든 교역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페루로 수출하는 컬러TV와 배기량 3천㏄이상 대형차의 관세는 협정 발효 뒤 즉시 철폐되며, 1천500∼3천㏄ 중형차에 대한 관세는 5년내, 기타 승용차는 10년 내에 관세가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수출용 세탁기와 냉장고에 대한 관세도 각각 4년, 10년 내에 철폐된다.

농.수산물의 경우 한국 측 민감 품목인 쌀, 쇠고기, 고추, 마늘, 인삼류, 명태 등 107개 품목은 FTA협정 대상 품목에서 제외됐으며, 그 외 202개 농.수산물은 협정 발효 10년후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페루의 주요 수출품목인 오징어 중 비중이 큰 냉동ㆍ조미ㆍ자숙의 경우 10년 내에, 기타 오징어는 5∼7년 안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대신 페루에서 수입되는 커피에 대한 관세(2%)는 협정발효 즉시 철폐되며, 아스파라거스와 바나나 등은 3∼5년 내에 관세가 사라진다.

양국은 FTA에 따른 관세 인하나 철폐로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상품의 관세를 '현행 실행관세율(MFN)' 수준으로 인상하는 세이프가드 제도에 합의했다.

아울러 한국은 닭고기와 무당연유, 치즈, 천연꿀 등 농산물이 정해진 수입한도를 초과할 경우 관세를 물리는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도입키로 했다.

또 양국은 위생ㆍ검역협력 강화를 위한 '위생검역위원회(SPS)를 설치키로 했다.

양국은 지적재산권을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했으며 입찰ㆍ낙찰 시 과거실적 요구 금지조항을 포함한 정부조달 및 민자사업 시장을 상호 개방키로 했다.

양국은 공동선언문에서 "한-페루 FTA가 상호 호혜적이며 양국간 무역 및 투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과 우호적 환경 등을 위해 유용한 규정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데에 동의했다. 협정 발효를 위한 후속절차를 신속히 진행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동선언문 발표자리에 참석한 가르시아 대통령은 "한국과 칠레가 협정을 맺은 뒤 교역량이 5배가 됐다. 페루와 한국이 FTA를 맺고 난 2016년에는 양국 교역량이 70억달러 가량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면서 "제 임기가 끝나기 전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한다고 했는데 임기가 11개월밖에 남지 않았으니 빨리 와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1차 법률 검토회의를 진행하며, 올해 11월을 목표로 협정문 가서명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국은 지난해 3월 첫 협상을 시작한 뒤 3차례 통상장관회담과 4차례 공식협상 등 1년 5개월간의 협상 끝에 FTA협정 체결이라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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