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황청 외교장관인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가 가톨릭 신자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황청 외교장관인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가 가톨릭 신자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4~9일 정부·주교회의 초청으로 방한
“교황, 10월 文대통령 바티칸에 초대”
청와대·판문점 방문… 한반도평화 기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방한 중인 교황청 외무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64) 대주교가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의 사회·정치 상황에 집중돼 있다”며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전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톨릭 신자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국 정부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초청으로 4~9일 일정으로 방한한 폴 갤러거 대주교는 이날 여야 의원들과 한반도를 둘러싼 현안 문제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치에서 민감하고도 희망찬 이 시기에 여러분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교황청은 한국 국민을 위해 날마다 봉사하는 여러분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갤러거 대주교는 “생명존중과 평화와 인간발전 같은 드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법을 아는 것은 지적 통찰의 문제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직접 위로부터 주시는 은총”이라고 했다.

이어 진행된 대화에서 제주 예멘 난민 문제가 거론됐다. 난민 옹호 발언으로 곤경에 처한 배우 정우성씨를 축복해달라는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대해 갤러거 대주교는 “우리들의 정체성이 난민을 통해 위협받을 정도로 나약한가”라고 의문을 던지며 “우리는 난민에 대한 자비심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나라 정책이라든가 유리한 여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난민을 돕고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도 난민 문제에 대해 “아주 현실적이고 전 지구적이며 쉽게 사라지지 않을 문제”라며 “교황님도 이 비극적인 문제에 대해 신자나 비신자 모두 자비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이 중국 내 주교 임명권과 관련해 중국 정부와 어떤 논의를 진행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갤러거 대주교는 “중국과 교황청은 (지금 현재) 어떤 논의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일 교황청 외교장관인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가 가톨릭 신자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일 교황청 외교장관인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가 가톨릭 신자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갤러거 대주교는 2014년 교황 방한 이후 한국을 찾은 최고위급 교황청 관리다. 2014년 외교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1997, 1998년 북한을 방문한 경험도 있어 한반도 정세 등에 상당한 지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5일) 청와대를 찾은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교황님의 안부와 인사를 대통령과 한국인에게 전한다”며 “10월 로마에서 만나 뵙길 바란다. 날짜와 시간을 조정하길 원한다”고 했다. 교황의 바티칸 초청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다. 10월 18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제12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열려,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후로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오후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JSA성당 건축 현장과 제3땅굴 등을 둘러봤다. 그는 한반도 평화에 대해 “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하지만 한국인들이 미래를 결정함에 있어 늘 보여주었던 결단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다가올 몇 달 동안 많은 좋은 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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