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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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이런 거 본 적 없을걸 니네 / 제목이 변산이래니까 뭐 사극이녜 / 아냐 주인공이 랩하는 영화야 임마 / 하니까 하나같이 에미넴의 에잇마일 / 야 그랬으면 주인공으로 나 쓰겠니 / 더콰나 도끼아님 맫씨나 던밀스겠지 / 몰라 59년생 준익이형 믿고 함 / 고하지뭐 그가 다시 청춘들에게 고함…(후략)’

배우 박정민이 출연한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의 홍보곡 ‘HERO’의 가사다. 곡은 입에 착 달라붙는 가사로 영화의 정체성을 소개해준다. 놀라운 것은 ‘HERO’ 뮤직비디오 연출을 박정민이 맡았다는 점이다. 가사도 직접 썼다. 지난 4일 영화 개봉 당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변산’의 무명래퍼로 돌아온 박정민을 만났다.

(제공: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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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산’은 ‘쇼미더머니’ 6년 개근 성적을 가진 무명래퍼 ‘학수(박정민 분)’가 고교 동창 ‘선미(김고은 분)’의 전화를 받고 10년 만에 고향에 내려와 자신의 흑역사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변산’으로 첫 원톱 주연에 나선 박정민은 책임감을 갖고 홍보에 사용할 곡 ‘HERO’의 가사를 쓰고, 뮤직비디오도 직접 제작했다. B급 감성과 박정민 특유의 개그코드로 무장한 뮤직비디오에는 이준익 감독과 변산의 출연 배우들이 등장해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뮤직비디오 연출에 대해 박정민은 “처음에는 가볍게 제작하려 했는데, 예상외로 일이 커졌다”면서 “배급사에서는 스튜디오를 빌려주셨고, ‘변산’ 촬영감독님과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조명감독님까지 도와주셨다”고 연출 비화를 공개했다.

박정민은 촬영 의상·소품 준비부터 배우·엑스트라 섭외까지 직접 진행했다. 출연 배우들 기획사에 직접 자료를 보내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연출을 맡으니 직접 설명할 수밖에 없더라. 그래서 레퍼런스를 찾고, 기획사에 연락을 드렸다”며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칠 때쯤 되니까 영화 ‘변산’ 홍보가 시작됐다. 편집을 부탁드리러 충무로에 갈 시간도 없어서 제가 편집했다”고 밝혔다.

이 정도면 뼈를 갈아 홍보를 하나 싶다. 심지어 뮤직비디오에는 카메오로 배우 류덕환과 박정민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아버지께 촬영을 요청했더니 생각보다 흔쾌히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하고 싶으셨던 것은 아니셨을까요(웃음).”

(제공: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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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에서 학수는 좀 더 성공한 모습으로 고향에 돌아오고 싶었던 자신의 마음을 ‘금의환향 콤플렉스’라고 말한다. 박정민에겐 ‘금의환향 콤플렉스’의 장소는 자신의 고등학교였다.

박정민은 고등학교 재학시절 방송반 활동을 하며 친구들과 영화를 만들고, 학교 가요제에 나가고, 행사 사회까지 도맡아 하는 활발한 학생이었다. 공부와는 먼 활동을 하다 보니 우등생만 모인 학교에서 봤을 땐 ‘애물단지’였을 것이라고 박정민은 자조했다. 그는 당시 담임선생님과 방송반 고문 선생님에게 받은 격려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어느 날 담임선생님께서 학교 축제가 끝나고 절 부르시는 거예요. 그러더니 ‘너 영화해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매달 나오는 학보를 제가 읽을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방송반 고문 선생님은 학교 기물인 카메라를 저한테 맡기시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셨죠.”

이제는 금의환향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말에 박정민은 스승들이 정년퇴임하기 전에 찾아봬야겠다고 답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 개봉 당시 관객 수를 계속 확인할 만큼 심적 부담을 느꼈던 박정민이다. 그에게 이번 영화도 관객 수를 확인할 것 같으냐고 묻자 손사래를 쳤다.

박정민은 “이번에는 계속 관객 수를 확인하지 않으려 한다. 엎치락뒤치락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앤트맨과 와스프’와) 스코어가 비교가 안 된다”며 “사실 저도 그 영화를 보고 싶은데 의리 때문에 나중에 IPTV로 나오면 보려 한다”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관객분들이 랩이라는 소재 때문에 관람을 주저하실까봐 걱정돼요. 힙합 영화로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변산은 정말 웃기는 영화예요. 그냥 편하게 팝콘이나 맥주를 마시면서 마음껏 웃으며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제공: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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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TMI]

① 영화에서 학수는 유독 맞거나 꼬집히는 장면이 많은데, 원준의 볼 꼬집기는 배역을 맡은 김준한의 제안으로 만든 부분이다.

② 선미(김고은 분)가 에어기타를 치며 김광석의 노래를 부를 때 학수가 하는 리액션은 박정민의 애드립이다.

③ 박정민은 홍보를 위해 브런치에 글을 연재했다. 변산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좀 모이면 4편을 쓸 의향이 있다.

④ ‘변산’ 촬영을 계기로 박정민은 평소 해보고 싶던 문신을 했다. 양팔과 등에 총 4개의 문신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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