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강남역에서 G20글로벌에티켓운동연합 주최로 열린 응급차량 양보캠페인. (사진제공: G20글로벌에티켓운동연합)

“한국인에게 내재돼 있는 배려·격려 DNA 깨우자”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할 때 한국은 외국인들이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1980·90년대 ‘민병철 생활영어’로 유명세를 떨친 민병철 건국대 교수(사진)는 영어를 가르치면서 글로벌 에티켓의 중요성을 깨달아 1993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책자를 발간해왔다.

민 교수는 또한 ‘우리 국민의 글로벌 에티켓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며 G20글로벌에티켓운동연합 민간단체의 회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에티켓은 ‘작은 배려’로부터 시작한다”며 “이번 G20 정상회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민 교수는 특히 따뜻함과 나눔의 정신을 담고 있는 우리의 전통과 글로벌 에티켓의 융합을 강조했다. 즉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우리의 전통이 살아있는 기준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민 교수는 따뜻함과 나눔의 정신을 담고 있는 전통문화로 ‘품앗이’를 꼽았다. 또 IMF경제위기 때 보여준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서로 돕는 배려의 문화, 월드컵 때 온 국민이 하나 된 격려의 문화와 같이 한국인 특유의 배려와 격려의 DNA가 내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콩 한 조각도 나누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서로 돕는 ‘품앗이’는 다같이 잘 살고자하는 상생의 정신이 배어있는 것”이라며 “우리의 미풍을 바탕으로 지구촌의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에티켓”이라고 전했다.

민 교수는 더불어 “우리나라가 서울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위치에 올랐지만 국민의식 수준은 국가 위상에 못 미칠 때가 많다”며 “선진국은 소득수준이 아니라 시민의식이 기준”이라고 G20 개최 의장국에 걸맞은 글로벌 시민의식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민 교수는 또 “이번 G20 정상회의에 그칠 것이 아니라 4만 달러 선진국을 지향하며 글로벌 에티켓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라며 “지키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실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글로벌 에티켓은 무엇일까. 민 교수의 말에 따르면 뒷사람을 잡아준다거나 엘리베이터나 전철에서 사람들이 내린 다음에 타고 또 주위에 사람이 있을 시 휴대전화를 조용히 받는 것이 에티켓이다.

또 도로에서 응급차량에 길 터주기, 남의 발을 밟거나 어깨를 부딪치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는 인사하기, 폭력이나 떼거지를 쓰지 않고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욕지거리를 하지 않는 것 등이 있다.

이에 반해 문화적 차이로 인해 우리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이 다른 나라 사람이 볼 때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실수로는 ‘외국 사람을 만나면 다짜고짜 몇 살인지’ ‘결혼은 했는지’ ‘형제는 몇 명인지’ 등의 호구조사가 있다.

▲ 민병철 교수(오른쪽)와 건국대 학생들이 ‘글로벌 에티켓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G20글로벌에티켓운동연합)
민 교수는 “처음 보는 외국인들에게 이런 개인적인 질문은 삼가는 것이 좋다”며 “이는 외국인의 눈으로 볼 때 낯선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양 사람들은 길거리나 엘리베이터 같은 곳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말을 걸어오는데, 우리는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대답 대신에 대개 미소를 짓거나 못 들은 척 얼굴을 획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대답을 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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