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 예멘난민 사태] 말레이서 몰려 온 예멘난민… “난민 불쌍하지만 주민은 매일 불안”
[르포| 제주 예멘난민 사태] 말레이서 몰려 온 예멘난민… “난민 불쌍하지만 주민은 매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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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도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무는 예멘 난민들이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당에 모인 후 논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도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무는 예멘 난민들이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당에 모인 후 논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제주민 “종교‧문화 너무 달라… 무사증도 문제”

예멘난민 “정식 이민은 돈 너무 들어 불가능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제주도민의 불안감이 상당하다. 피부색이 다른 20대 남자 청년들이 5~6명씩 무리를 지어 거리를 활보하고, 도로 무단횡단 등을 하는 모습을 목격한 주민들은 위협을 느꼈다. 딸 가진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밤에 돌아다니지 말고 일찍 귀가하라’는 걱정섞인 당부를 인사로 건네게 됐단다. 주민들은 좁은 제주도로 외국인 난민이 몰려들자 터전을 빼앗긴다는 압박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천지일보는 지난 4일 난민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제주도를 찾았다. 주민들은 난민들의 딱한 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들로 인해 느껴지는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도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무는 예멘 난민들이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당에 모인 후 논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도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무는 예멘 난민들이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당에 모인 후 논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엇갈리는 주민들 반응

현재 제주는 난민 지원에 나선 주민들과 반대에 나선 주민들로 찬반이 극렬하게 갈리고 있다.

난민을 지원하고 있는 호텔 대표 김모씨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려고 하다보니 인권이 중요하다. 예멘 난민들의 인권도 중요하다”며 “어차피 10월까지는 난민 심사를 해야 한다. 내보내지 못할거면 집단으로 살 수 있는 시설을 지정해서 먹고 자고 해라. 이 정도만이라도 지원해주면 어디가서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난민 지원을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식료품과 음식 등을 지원하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반면 제주시내에서 만난 시민들은 난민 수용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인도주의로 찬성한다는 입장도 있었지만 무조건 찬성이 아니었다. ‘명확한 정책’이라는 전제조건을 요구했다.

렌터카를 운영하는 박혁(47, 남, 사라봉)씨는 “찬성한다. 전쟁 때문에 피난왔다는 데 이해한다”며 “결론적으로 찬성은 하는데 문화적, 제도적인 부분에서 허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박씨는 “제주도가 무비자인것이 잘못됐다. 피해보는 것은 제주도민이다”고 지적했다.

제주시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윤창완(50대, 남)씨는 “밑(주민입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불안’이다”라고 평가했다. 윤씨는 “인간적인 면으로는 찬성하는데, 제도적인 기본적인 뒷받침이 없이는 문화적인 차이나 종교적인 갈등 때문에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화적인 부분이 달라서인지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을 종종 봤는데 사고가 날까 우려스러웠다”고도 덧붙였다. 윤씨와 인터뷰를 나누는 순간에도 예멘 난민으로 보이는 청년 셋이 이주민센터쪽 반대 편으로 무단횡단을 해 지나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딸이 있다고 밝힌 한 주민(50대, 여)은 “밤에 난민 여러명이 몰려다닐 때는 딸 가진 입장에서 사실 무섭다”며 “애들에게도 빨리 집에 들어가라고 한다. 제주가 몇 년사이 범죄가 굉장히 늘었다. 제주에 외부인이 많이 들어오는 게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두 손녀가 있다고 밝힌 제주 토박이 할머니(70대, 여)도 “아직 그런 사건이 일어난 경험은 없다고 해도 이 사람들이 파랑파랑한데(젊은데), 여자들을 보면 아무 생각도 안나겠느냐”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자는 여자보면 혹하는 게 기정사실이다.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주민들은 제주도, 혹은 정부가 특별한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또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등 강경파 반대 측도 있었다. 이향 사무국장은 “난민 전체를 반대하고 있는 게 아니”며 “난민 무사증을 악용해 관광비자로 들어와서 난민신청을 한다는 자체가 불법행위이므로 강제퇴거 대상이지 난민 심사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에 입국한 예멘 난민인정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제주출입국·외국인청. 법무부는 오는 10월까지 심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에 입국한 예멘 난민인정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제주출입국·외국인청. 법무부는 오는 10월까지 심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언어‧문화 달라 의사소통 ‘장벽’

난민심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관련 업무 담당 직원 6명이 추가 배치돼 총 10명이 심사 진행에 한창이었다. 오는 10월까지 심사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장소를 옮겨 제주이주민센터로 향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른 센터 측은 언론사 취재를 완강히 거부했다. 업무에 차질이 크다는 설명이었다. 센터 측으로부터 난민들의 상담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답변만을 간신히 들을 수 있었다.

난민 지원 사역을 하고 있는 천주교 제주중앙성당 관계자의 소개로 제주시내 한 호텔에서 예멘 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장은 가디언, AFP통신 등 외신들도 관심을 갖고 취재에 열정을 보이고 있었다. 난민들은 호텔 대표의 배려로 저렴한 가격에 숙박을 이용하고, 조식 식당을 빌려 할랄음식을 만들어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이날도 점심을 해먹기 위해 몇몇 예멘 난민들은 식재료를 준비해 지하에 위치한 식당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본 난민 20여명은 전부 젊은 남성들이었다. 올해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해 난민신청을 한 예멘인 561명의 92%(504명)는 남성이다. 18세 이상 성인이 523명이었다. 7세 미만 어린이가 9명, 7~17세 청소년이 17명에 그쳤다.

이들은 대부분 아랍어만 가능했다. 영어가 가능한 Y(가명, 22)씨를 어렵게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형제‧친구들과 함께 말레이에서 비행기로 온 그는 출입국사무소에 난민신청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체류비용 마련을 위해 그간 제주시에서 알선해준 수경재배 산업단지에서 일용직으로도 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청자들이 많아 몇 주째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Y씨는 “빨리 한국법에 따라 정식 난민으로 인정받아 가족들이 안전하게 한국에 체류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머문 동안 한국 사람들이 매우 친절했다고 말했다. 반감을 갖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며 한국민과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의 고향은 사우디와 종교 내전으로 파괴돼 다시 돌아갈 수도 없다고 했다. 정식 이민은 너무 많은 돈이 들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지 어디로 가야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도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무는 예멘 난민들이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당에 모인 후 논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도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무는 예멘 난민들이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당에 모인 후 논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제주도’

도는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놓을 입장도 되지 않아 딜레마에 빠져 있는 형편이다. 난민 관련 문제는 법무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난민으로 인정이 되면 도가 소관을 하는데, 인정되기 전까지는 국가 사무다”며 “종합상황실은 도민이 불안해하는 부분에 있어서 출입국의 지원 요청이 있으면 경찰청과 유관기관과 연계해 돕기 위해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상황실의 성격을 설명했다.

법무부는 심사 직원 5명이 정상적으로 심사를 하면 2∼3개월 내 예멘인 난민 신청자 심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늦어도 3개월 후인 10월이면 제주에 체류 중인 예멘인 난민 신청자 486명의 난민 인정 심사가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난민 심사 이후에도 문제가 남는다. 난민은 늘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1994년 시작된 난민인정 신청자는 2013년 6월 난민법 시행 이전까지 20년 동안 5580명이었다. 올해 1~5월 난민인정 신청자는 7737명으로 지난해 동 기간 3337명보다 두 배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5월까지 난민신청자는 도합 4만 470명이며, 이 중 2만 361명의 심사를 마쳤고 최종적으로 839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됐다. 약 4.1%다. 인정된 비율은 적다. 하지만 최근 추세라면 난민인정 신청자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제주 난민 수용 반대 글은 5일 밤 10시 기준 62만 7400명이 지지했다. 몇주 사이 국민들의 여론도 반대로 기울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진행한 설문에서 반대여론은 과반수가 넘은 53.4%를, 찬성은 37.4%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을 찾는 난민이 더 늘 것이라는 우려는 난민수용 반대 여론으로 나타나는 듯하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예멘 난민들이 거쳐왔던 말레이시아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 통계 기준 현재 15만 7580명의 난민과 비호(庇護) 신청자가 있다. 예멘 난민만도 2830명에 달한다. 이들이 제주로 오는 직항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다면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

제주도 무비자 입국 금지 국가는 이란, 수단, 시리아, 마케도니아, 쿠바, 코소보,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가나, 나이지리아, 예멘 등 12개국이다.

이에 정부의 시급한 난민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도청 내 예멘 난민 관련 종합상황실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4일 제주도청 내 예멘 난민 관련 종합상황실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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