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연일 당내 계파 간 갈등으로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대위를 꾸린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굴러갈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비대위장 이름만 언론에 흘리는 것도 정치적인 예의가 아니다. 더욱이 여러 명망가들의 이름만 나올 뿐 전체적인 그림이나 어떤 가치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어떤 방향으로 비대위를 꾸릴 것인지 감조차 잡기 어렵다. 당내 절박한 상황을 엿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친박과 비박의 주도권 싸움, 그 끝은 이렇게 참담해 보인다.

그런데 여당인 민주당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워낙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고 덩달아 당도 탄탄한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만 가도 나쁘지 않겠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유한국당 못지않게 당내 계파싸움이 점점 가시화 되고 있다. 최근에 회자되고 있는 ‘부엉이 모임’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그렇잖아도 친문, 비문 그리고 친문에서도 여러 계파로 잠복돼 있던 각 계파 간 갈등이 최근의 ‘부엉이 모임’ 급부상을 통해 더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 될 정도이다.

상황이 나쁘게 전개되자 결국 ‘부엉이 모임’은 지난 4일 공식적으로 해산했다. 당초에는 실체가 없는 모임이고 함께 식사를 하는 정도의 ‘친목 모임’이라고 하더니 급기야 해산을 공식화 할 정도라면 여론을 크게 의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필 이 시점에서 ‘부엉이 모임’이 수면 위로 올라온 배경도 궁금하다. 물론 새 지도부를 뽑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으니 수면 아래에서는 치열한 계파 갈등이 있을 것이며 그 여파로 급기야 수면 위로 올라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군가 ‘부엉이 모임’을 당권 장악의 무기로 활용하려 했다면 이는 아주 위험한 일이다. 고질적인 패권주의 정당의 모습을 더 각인시키는 역풍을 맞을 것이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아주 부담스런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민생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단지 경제지표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이미 체감경기는 악화될 대로 악화돼 있는 모습이다. 골목마다, 시장마다 그리고 각 가정마다 체감경기의 고통이 만연돼 있다. 과연 언제까지 이대로 갈 수 있을지가 두렵다. 막연하게 위기적 심리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 현실의 민생문제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교체한 민주당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커지고 심지어 그 이름도 부담스러운 ‘부엉이 모임’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면 어느 국민이 반기겠는가. 당장 해체시킨 것은 다행이지만 당내 패권싸움이나 계파주의에 매몰돼 민생을 저버리는 더 큰 비극으로 치닫지 않길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