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걱정인형(worry dolls)’은 과테말라(Guatemala)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과테말라는 이웃 나라들의 침략과 내전, 그리고 화산까지… 그야말로 수난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수난의 역사가 아마도 이러한 걱정인형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이 걱정인형이 언제 생겼는지는 정확치 않지만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이 걱정인형을 만든 마리아는 엄마 플로라와 할아버지, 그리고 동생 디에고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엄마 플로라가 옷감을 짜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동안 힘들께 짜놓은 옷감들을 도둑맞게 됐고 엄마까지 충격으로 자리에 눕게 됐다. 평소에 할아버지로부터‘소원을 들어주던 인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온 마리아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리고 엄마의 바구니에 남아있던 자투리 천과 동생이 가져온 나뭇가지를 가지고 12개의 작은 인형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6개씩 나누어서 장에 가지고 가서 팔기로 했다. 짜투리 천으로 만든 못난 인형이 잘 팔릴 리가 없었지만 장이 파할 즈음 한 신사가 ‘마법의 인형’이라는 말에 흥미를 느끼고 다 사겠다고 했다. 마리아가 받은 돈을 다 세기도 전에 신사는 돌아가 버렸는데, 그 돈은 마리아의 가족이 일 년을 먹고 살 수 있는 큰돈이었다. 전날 자기 전에 가족의 힘든 상황을 인형들에게 말하고 도와달라고 했던 마리아는 그 일이 바로 그 걱정인형 덕분이라고 생각하게 됐던 것이다. 더구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마리아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인형을 담았던 주머니를 발견하게 되는데 거기에는 작은 메모가 있었다. 

‘이 인형에게 소원을 말해. 너의 문제를 말해. 너의 꿈을 말해. 그리고 네가 깨어나면, 네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마술을 경험하게 될 거야.’

그래서 이 걱정인형은 6개로 돼 있고 주머니도 한 개 있다. 물론 예쁘지는 않다. 그 인형 중에 한 인형을 골라서 자신의 걱정을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주머니에 넣어서 베개 밑에 넣고 잠을 자는 것이다. 걱정은 걱정인형에게 맡기고 말이다. 그러면 부모는 그 인형을 치워버린다. 그리고 아이에게 “네 걱정은 인형이 가져갔단다”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는 인형이 자신의 걱정과 함께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도 언젠가 아이들에게 걱정인형을 사줬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이 뭔가 고민을 한다고 느껴서였다. 지금은 아동심리센터 등에서 활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걱정을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걱정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 인형을 치워주는 게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걱정을 알고 있는 인형이 사라진 것을 보면서 자신의 걱정도 사라진 것같이 느끼는 심리적 효과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제 아이들만이 아닌 성인들도 한 번 이 걱정인형을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이가 들면 걱정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또 다른 걱정들이 많아진다. 내 힘으로는 어쩔 수도 없는, 심지어 입 밖으로 내기도 어려운, 그런 걱정들을 이 걱정 인형들에게 맡겨보자. 그러면 좀 더 밝고 긍정적인 생각 그리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 인형들은 값이 비싸지 않다. 하지만 굳이 사지 않아도 된다. 집에 있는 짜투리 천으로 한 번 만들어 봐도 좋을 것이다. 그 인형을 만들면서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걱정들이 사라질 것이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만들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될 수도 있겠다. 

이제 우리의 걱정은 모두 걱정인형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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