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숨까지 앗아간 ‘기내식 대란’ 어떻게 시작됐나
사람 목숨까지 앗아간 ‘기내식 대란’ 어떻게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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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LSG와 등 돌린 후

신규 파트너 GGK 공장 화재

역량 부족 중소업체 계약화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고개 숙이게 하고 한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간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사건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 아시아나 2차 협력사 화인CS 대표 A(57)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이 더해진 이번 사건은 아시아나와 LSG스카이셰프와의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아시아나는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와 20대 80 비율로 합작회사(LSG코리아)를 설립하고 기내식 공급계약을 맺었다. 계약은 5년 단위로 하되 2번 연장할 수 있도록 해 총 15년까지 계약이 가능했다. 그 기한이 올해 6월까지다.

그간 적은 지분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원가공개 요청도 거절당했던 아시아나는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파트너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LSG의 주장은 다르다. 아시아나가 2016년부터 재계약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계약연장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LSG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갑질’로 아시아나를 신고했다.

LSG와 결별 후 아시아나는 다행히 지분율 40대 60에 경영참여 및 원가공개 등의 조건을 내건 게이트고메(GGK)스위스라는 파트너를 만나 합작사 GGK코리아를 설립했다. 계약 후 GGK의 모회사인 하이난항공그룹(HNA그룹)은 당시 금호고속의 BW를 16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순탄히 진행되던 중 지난 3월 GGK코리아 공장에 화재가 나면서 상황은 꼬였다.

아시아나는 LSG와 다시 계약을 연장하려했지만 실패했고 다른 회사와의 협의도 실패했다. 결국 과거 LSG코리아의 협력사였던 중소규모 샤프도앤코와 3개월 단기 공급계약을 맺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부터 샤프도앤코가 기내식 공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아시아나 전체 항공편 80편 중 51편이 기내식 문제로 이륙이 지연됐고 36편은 기내식 없이 운행됐다. 샤프도앤코의 하청이던 화인CS도 1일 공급을 위해 애썼다. 밤샘작업을 해가며 물량을 맞췄지만 결국 시간이 늦어 비행기에 싣지는 못했다. 떠나지 못한 기내식은 화인CS 대표 A씨에게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다음날 새벽 A씨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제는 샤프도앤코의 생산능력이다. A대표의 아들과 화인CS의 직원들은 저비용항공(LCC)과 거래하던 샤프도앤코 생산능력은 하루 3000식 정도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시아나 측은 샤프도앤코와 협력사로 충분히 2만 5천식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는 해명이다.

결국 대란 4일 만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샤프도앤코와 협력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예측을 잘 못한 게 큰 실수였다”며 5일부터는 노밀(No Meal) 제로를 약속했다. 하지만 5일에도 일부 항공편은 기내식이 실리지 않는 등 기내식 대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대란은 직원들의 박삼구 회장에 대한 폭로전으로도 확산될 조짐이다. ‘아시아나항공직원연대’는 6~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삼구 회장 갑질 및 비리폭로’ 집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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