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제주=강수경 기자]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대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4일 오전 제주시 공항로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정차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4
[천지일보 제주=강수경 기자]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대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4일 오전 제주시 공항로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정차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4 

1000여명 ‘침묵하지 말라’란 익명 채팅방 개설

6일부터 3일간 박삼구 회장 갑질 및 비리 폭로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경영진의 갑질 및 비리를 폭로하는 집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대식 대란이 납품업체 대표의 자살로 이어지면서 갑질의혹 일파만파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항공과 같이 박삼구 회장 총수 일가에 대한 갑질 폭로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직원 1000여명은 ‘침묵하지 말자’라는 익명 채팅방을 개설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른바 ‘조현민 물세례 사건’ 이후 불거진 대한항공 사태 때도 대한항공 직원들이 익명의 채팅방을 개설하고 정보를 공유한 것과 같은 움직임이다.

‘기내식 대란’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이 자발적으로 만든 이 채팅방에는 오는 6∼8일 광화문광장에서 박삼구 회장의 갑질 및 비리를 폭로하는 집회를 연다는 공지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단체 카톡방 한계 인원인 1000명이 넘어서 두 번째 카톡방까지 개설됐다. 직원들은 이 채팅방에서 ‘기내식 대란’의 원인과 회사 측의 현장 대응 미숙 실태를 고발하고 하청업체애 대한 불공정 거래 의혹과 박삼구 회장의 사익 편취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6일 오후 6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첫 집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직원들은 이번 집회를 통해 박 회장의 갑질과 비리를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샤프도앤코 사장을 추모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부터 승객들에게 기내식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한 운항 지연 사태까지 벌어졌으며 일부 노선에서는 승객들이 기내식을 먹지 못한 채 목적지로 향하는 ‘노 밀(no meal)’ 운항까지 이뤄졌다.

단순한 기내식 파동으로 그칠 것으로 보였던 소란은 지난 2일 오전 기내식 납품 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사태가 커졌다.

아시아나는 지난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해왔던 루프트한자 스카이셰프그룹(LSG)과의 계약 관계를 최근 청산했다. 그리고 중국 하이난항공과 아시아나 합작회사로 알려진 ‘게이트 고메 코리아’와 7월부터 30년 동안 기내식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지난 3월 ‘게이트 고메 코리아’ 공장에 불이 나면서 불거졌다. 기내식 생산 공장에 불이 나면서 아시아나는 기내식을 대신 공급해줄 회사를 찾아 게이트 고메 코리아 협력사인 샤프도앤코와 기내식 단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샤프도앤코는 하루에 3000명분에 달하는 기내식을 공급해 본 경험밖에 없었다.

아시아나항공에 필요한 1일 기내식 물량은 약 3만명분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번 기내식 파동은 사실상 예견된 사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의 배경이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한 자금 마련 때문이라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납품과 관련해 목숨을 끊은 대표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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