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월드컵 결과만 중시하는 대한민국, 끝까지 지켜보고 응원해야 한다
[컬처세상] 월드컵 결과만 중시하는 대한민국, 끝까지 지켜보고 응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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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2018러시아월드컵 16강전이 한창이다. 비록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16강에 들진 못했지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엄청난 결과물을 국민들에게 선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월드컵 대표팀의 이번 출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처음부터 지켜봤다. 스웨덴과 멕시코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플레이와 실수 연발에 국민들의 원성이 쏟아졌고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만약 독일전에서 패했거나 비겼다면 국민들은 어떤 반응을 나타냈을까.

우리는 모로코 국민들이 축구대표팀을 사랑하고 격려하는 매너를 배울 필요가 있다. 필자의 친한 모로코 친구 아밀라(32)는 “비록 모로코팀이 포르투갈에 지면서 탈락이 확정됐지만, 모로코팀이 펼친 경기력과 축구에 바친 에너지는 그 무엇보다 잘해냈다”며 “우리는 모로코 대표님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로코 축구대표팀은 이러한 국민들의 열띤 지지와 응원, 사랑에 힘입어 다음 월드컵을 준비할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스웨덴전부터 첫 승을 위해 간절하게 뛰었던 축구대표팀이 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 특정 선수를 비난하고 대표팀 탈퇴와 더불어 군대에 빨리 보내야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국민들의 냉한 반응을 알고 있는 선수들은 독일전에서 승리한 뒤에도 그동안 참아왔던 고통과 침묵을 깨고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그라운드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수십 번 반복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국민들은 9회 연속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 있으니 본선이나 16강 진입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13억 인구의 중국을 보라. 중국은 이번 월드컵도 그저 부러운 마음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진출이 중국의 유일한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이다. 13억 중국도 못하는 일을 5천만의 대한민국은 9회 연속 진출이라는 월드컵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제는 결과만 중요시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수는 209개다. 그중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국가는 32개국뿐이다.

대한민국 팀에 패한 독일은 80년 만에 월드컵 예선에 탈락하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더불어 FIFA랭킹 1위팀이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에 패한 것도 세계 최초다. 비록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세계 축구팬들은 독일을 이긴 대한민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참 이상하다. 국내 스포츠팬들은 평소 축구보다 국내 야구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아내며 축구에 무관심하고 주목하지 않는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제축구경기에만 주목하고 혈안이 되며 결과에 예민하고 책임을 묻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스포츠팬들이 이기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소 국내 K리그의 평균 관중 수는 1만명도 안 된다.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은 거의 8만명의 관중으로 꽉 찬다. 평소에는 외면하다가 국제경기에서만 결과를 묻는 국민들의 태도도 이제는 바뀌어야 된다.

물론 이번 신태용호의 전술적 준비 미흡, 수비 테크닉 결핍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쉬지 않고 땀 흘리며 뛰는 선수들의 모습에 마음을 닫았던 국민들도 생각을 바꾸고 격려하고 있다. 이제는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체계적으로 보완해야 하는지 이번 월드컵 학습효과를 통해 대비해야 한다. 손흥민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없다. 축구야말로 협동 스포츠다. 새로운 플레이어 육성에 투자하고 조직력을 점검해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들의 열린 마음과 뜨거운 지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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