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들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긴급 구호 물품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18일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들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긴급 구호 물품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난민 신청자 수용 찬반여론 확산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 신청자 수용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1일 성명을 내고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배척과 외면은 인간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거부하는 범죄”라며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더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강 주교는 난민 수용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추방을 주장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역사를 돌이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 민족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조국을 떠나 타향에서 난민의 고난과 설움을 짊어지며 살아왔냐”면서 “지난 세기 초부터 일제강점기에 땅을 뺏기고 집을 뺏긴 수많은 우리 선조들이 아무 연고도 없는 만주로, 연해주로 정처 없이 떠나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 주교는 “다른 나라에 사는 우리 친척과 가족이 그 나라 국민에게 배척당하고 외면당해 내쫓긴다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분노하겠냐”며 “우리는 우리를 찾아온 난민을 문전박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우리 민족은 오늘의 지구촌 시대에 걸맞은 성숙한 세계시민의 품성과 자질을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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