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8

조양호 회장, 횡령‧배임‧사기 혐의

아내‧딸, 불법가사도우미 고용 혐의

장남, 편법 대학 편입 논란 불거져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한진가(家)가 잇따른 구속 위기로 수모를 겪고 있다.

2일 서울남부지검이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에 횡령·배임·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로써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제외한 아내, 딸 등 그룹 총수의 가족이 줄줄이 구속 위기에 몰리게 됐다.

검찰은 조 회장을 상속세 탈세 혐의로 조사하고 있었다. 조중훈 전 회장이 지난 2002년 사망한 뒤 조 회장은 프랑스 부동산과 스위스 은행 계좌 등을 상속받았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500억원대의 상속세를 내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4월 조 회장 남매를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으며, 검찰은 해당 사건을 기업·금융범죄전담부인 형사 6부에 배당해 수사해왔다. 검찰조사 과정에서 조 회장의 혐의는 더 추가됐다. 조 회장은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통행세’를 챙기는 등 편법 경영수단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에, ‘사무장 약국’ 운영으로 부당이익을 갈취한 혐의 등이 추가됐다.

한진가가 이처럼 수사선상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시발점이 되는 때는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이 발생한 지난 4월이다. 조 전 전무는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음료를 뿌리고 물컵을 던져 갑질 논란을 촉발시켰다. 저 전 전무는 폭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검찰이 기각해 구속을 면했다.

이후 그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재벌가의 갑질 행태가 속속 밝혀졌다.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은 물론 관세청‧출입국외국인청 등 정부기관이 직접 관련 사태를 압박하고 나섰다.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한진그룹 직원과 운전기사, 작업 인부 등에게 고성과 막말‧폭행 등 ‘갑질’ 논란을 샀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에 대해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등 7개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해 구속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전 이사장은 이달 또 구속 위기를 맞았다.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법원이 기각함에 따라 구속을 면했다.

이때 검찰은 장녀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서도 출입국당국이 같은 혐의로 조사를 벌였지만, 구속영장은 청구되지 않았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에는 땅콩(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난동을 부리고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하기시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유명하다.

장남 조원태 사장은 구속 논란을 겪지는 않았지만, 1997년 인하대 편입 과정에서 편법 편입 의혹이 불거져 20년만에 교육부 조사를 겪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조 사장은 졸업인정학점이 모자라는 데도 편입을 했다. 교육부는 당시 업무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조 사장의 편입은 취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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