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일제 강점기 한 조선 여성의 생식기가 일본 경찰에 의해 무참히 적출됐다. 이는 반인륜적 행위이자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잔인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 명월관 기생(일명 명월이)것으로 알려진 이 생식기 표본은 오랜 시간 국과수에 보관돼 많은 사람이 오가며 견학하도록 진열 됐었지만 그동안 이에 대해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던 것.

이를 알게 된 혜문스님(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총장)과 몇몇의 원고들은 지난 1월 18일 국가를 상대로 표본 폐기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표본을 법적인 절차에 의해 폐기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혜문스님은 이 표본을 인도받아 ‘위령 천도재’를 봉행할 계획이었으나 국과수와 검찰이 화해권고 기간 하루 전 일방적으로 용역업체에 의뢰해 소각했다.

마무리 될 것만 같았던 이 사건이 ‘소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본 경찰에 의해 신체 일부를 적출 당한 것도 억울한 일이건만 아무런 절차 없이 임의로 소각을 한 것이다. 잠든 명월이가 놀라 다시 깨어날 일이 아닌가.

이에 혜문스님은 비합리적인 소각과정을 강조하고 인권의식 고양을 위해 1원이라도 받겠다는 뜻으로 위자료를 청구 했지만 패소함으로 이 인체표본 사건은 종결됐다.

지난 24일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일제 희생자를 위한 천도재가 남양주시 봉선사에서 열렸고 그 곳에 명월이의 영정이 놓였다.

봉선사에 모인 스님들과 중앙신도회 등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신체일부를 적출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답답한 포르말린 용액 속에 오랫동안 갇혀 많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명월이의 한을 위로해 주었다.

명월이의 인체표본에는 많은 의미가 담긴 듯하다. 이는 단순한 신체 일부가 아닌 일제 반인륜적 행위의 표본이자 인간의 존엄성과 약자에 대한 인권 보호 의식부족의 표본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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