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가 연속농성 1000일 맞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가 연속농성 1000일 맞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반복되는 죽음 더는 두고볼 수 없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총을 쏴서 사람을 죽이면 살인죄로 처벌받는데 화학약품으로 노동자들을 죽게 한 기업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황상기씨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의 연속농성 1000일을 맞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지난 2007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다.

황씨는 “지금까지 삼성의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 병에 걸려 반올림에 제보해 온 분만 320명이고 이 중 118명이 사망했다”며 “올해는 내 딸이 죽은 지 11년 되는 해인데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가는데도 삼성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올림은 “삼성이 2015년 스스로 요구해 설치된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자체 보상위원회’를 가동하더니 그해 10월 대화마저 단절했다”며 “이후 반올림이 농성을 시작한 지 1000일이 된 지금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이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인 황상기씨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연속농성 100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인 황상기씨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연속농성 100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이날 기자회견은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도 겸해 열렸다. 당시 15살이던 고 문송면군은 온도계공장에서 일하다가 두 달 만인 1988년 7월 2일 수은중독으로 사망했다.

문군 관련 보도를 접한 원진레이온 직원들은 본인들의 질병에 대해 산재직업병을 의심했고, 이를 계기로 집단 이황화탄소중독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까지 산재로 인정된 원진레이온 노동자는 915명이며 이 중 230명이 사망했다.

황씨는 “당시 문군도 우리 유미도 화학약품에 대해 어떤 교육도 받지 못했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90%가 노동자가 되는데 미래에 노동자가 될 학생에게 학교는 노동교육·화학약품교육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겸 문송면·원진 30주기 추모위원회 대표는 “산업재해 피해가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했다고들 하는데 노동자들의 산재사망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가 연속농성 1000일 맞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오는 4일을 ‘삼성 포위의 날’로 정하고 삼성이 산재직업병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한편 반올림은 지난 2007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죽음을 계기로 그해 11월 결성된 뒤, 현재까지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 96명의 산재신청을 근로복지공단에 제기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가 연속농성 1000일 맞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오는 4일을 ‘삼성 포위의 날’로 정하고 삼성이 산재직업병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한편 반올림은 지난 2007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죽음을 계기로 그해 11월 결성된 뒤, 현재까지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 96명의 산재신청을 근로복지공단에 제기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엔 삼성과 LG의 휴대전화 부품 하청공장에서 불법파견으로 일하던 7명의 청년들이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했고, 19살 청년이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다 사망했다”며 “2017년엔 현장 실습 중인 특성화고 학생이 적재기에 끼어 사망하는 등 매년 2400명이 산재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죽음이 반복되는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국회는 산업재해를 일으키는 기업에 대한 처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문송면·원진 30주기 추모위, 반올림, 민중공동행동 등 단체가 함께했다. 이들은 오는 4일을 ‘30주기 추모와 삼성포위의 날’로 정하고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반올림은 지난 2007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죽음을 계기로 그해 11월 결성된 뒤, 현재까지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 96명의 산재신청을 근로복지공단에 제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