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미투 안희정 성폭력 사건 정의로운 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미투 안희정 성폭력 사건 정의로운 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권력형 성폭력 사회적 원칙 세우는 계기될 것”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첫 정식재판일인 2일 여성단체들이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법부의 제대로 된 판결로 권력형 성범죄는 없어져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30여명의 공대위 회원들은 비가 오는 날씨 속에서도 ‘위력에 의한 성폭력, 엄중한 판결을 촉구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우리는 김지은을 지지합니다”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우리는 피해자를 지원하면서 피고인이 업무시간 외에 피해자의 모든 일상을 통제하며 존엄성을 침해하고도 ‘괘념치 말거라’는 말 한마디로 무마시킬 수 있다는 식의 언행을 보고 매순간 공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 사건을 통해 전 사회구조적으로 기울어진 권력관계 안에서 수많은 여성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인권침해 현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대부분의 성폭력사건은 성별권력관계에 의해 발생한다”며 “성별에 기초한 차별과 성폭력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은 피해자의 탓이 아니라 가해자의 잘못’이라는 정의가 실현되기까지 지금까지 수많은 여성들이 싸워왔다”며 “이번 안희정 성폭력사건의 재판과정과 판결을 우리 여성들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는 “많은 여성 직장인들이 권력형 성폭력을 당하고도 즉시 고발하거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은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기 때문이었다”며 “이번 안 전 지사 성폭력사건의 재판결과는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원칙과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판은 안 전 지사를 처벌하는 ‘한 개의 사건’이 아니다”라며 “재판 결과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두려움 없이 성폭력을 고발하고 성차별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충청남도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지난해 7월부터 외국 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총 4차례 성폭행하고 5차례 기습추행,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11일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애정에 의한 합의적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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