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단] 미군 유해송환과 북미관계의 미래
[통일논단] 미군 유해송환과 북미관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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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곧 미군 유해가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북한이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일은 단순한 인도주의 실천은 아닌 것 같다. 북한에 매장된 미군 유해가 송환될 때마다 북한 당국은 막대한 외화를 챙겼다. 6.25전쟁 중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 송환하는 북-미 간 협상으로, 북한은 미군의 유해를 발굴, 송환하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보상비를 받기로 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8만 3천여명 이상의 미군이 한국전쟁 당시 실종됐고, 그 가운데 5500명은 북한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협상에 따라 북한은 지난 1954년 2234구의 미군 유해를 송환했으나 곧 중단했고, 1988년 12월에야 북-미 간 유해송환협상이 재개돼 1993년 ‘미군 유해에 관한 합의서’가 만들어졌다.

이후 북한은 1995년까지 단독으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벌여 유해를 회수했으며 미국으로부터 보상비를 받았다. 1996년에서 2005년까지는 미국-북한 합동 조사단을 결성해 북한에서 229구의 미군 유해를 발굴했다. 이에 2005년 4월 미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실종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북한에서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 북핵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미국 측 조사단의 신변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합동 유해 발굴 활동이 중단됐다. 그리고 2011년 10월 북한과 미국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회담에서 다시 미군 유해 송환 문제에 대한 협상에 들어갔고,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북한이 2012년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발굴 작업은 또다시 중단됐다. 6.25전쟁 중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전투는 단연 장진호 전투였다.

미군의 치명적 실수는 장진호 일대에 국경을 넘어 중국군 12만명이 매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었다. 미 해병대는 10배가 넘는 적들에게 공격을 당했다. 여기에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개마고원의 살인적인 추위도 미 해병대를 괴롭혔다. 어찌나 추웠던지 차량 부동액이 터졌고 총열이 얼어붙어 사격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미 해병대도 중국군의 인해전술과 혹한의 날씨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장진호 전투로 인해 2500여명이 전사했고 5000명이 부상당했다. 부상자 대부분은 동상자였다고 한다. 하지만 미 해병대는 빠른 판단과 작전으로 장진호를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후에 함경남도 흥남으로 철수해 남한으로 이동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흥남철수다. 그 후 미 해군 이지스 순양함의 이름을 장진호 전투의 이름을 따 초신(Chosin)이라고 지었다. 장진호 전투 당시에 한국어지도가 없어 일본어지도를 사용했는데 장진호의 일본어 이름이 초신이었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6일 북한을 방문해 비핵화 세부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NHK는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6일 평양을, 7일 도쿄를 방문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논의를 위해 내주 방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아직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행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방북 일정이 확정된 후에 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되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약 3주 만에 고위급회담이 이뤄지는 것이다. 당시 북미는 가능한 가장 가까운 시일에 정상회담 결과 이행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회담을 열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선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위한 장기적인 플랜이 도출되기보다는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다음 단계의 합의이행 조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했다. 북한이 ‘북침연습’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하던 조치를 중단함으로써 성의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다음 카드로 어떤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일단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아주 이른 시일 내에 폐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리스트와 핵 관련 시설 현황 등을 북한이 어떻게 신고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 것인지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전쟁포로와 미군 유해를 발굴하고 이미 발견된 유해를 즉시 송환한다’는 네 번째 합의사항도 논의될 전망이다. 주한미군은 유해송환에 필요한 나무관 등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옮겼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할 때 북한이 미균 유해를 송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차 방북 때 북한 억류 미국인 3명을 데리고 귀국했다. 북한은 초심으로 돌아가 빨리 비핵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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