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는 이상기후에 의한 천연재해로 눈만 뜨면 한 곳씩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변한다. 그러나 인간에 의한 핫이슈는 극동지역을 빼고는 사실상 조용하다. 그것도 이 곳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

서기동래(西氣東來)라 했다. 모든 기운이 이곳으로 몰려들기 때문일 게다. 수 세기만에 찾아오는 기운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조는 참으로 혜안(慧眼)을 지녔으며 또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졌음이 틀림없는 듯하다. 오늘날 세상은 이 나라를 포함해 그 어느 나라든 밝은 세상과는 거리가 멀다. 빛 대신 어둠과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고 말았으니, 그래서인가 이 때를 가리켜 미리 말한 선조들의 예시들이 하나 둘 실상으로 나타나니 두렵기까지 하다.

특히 우리의 선조들은 이 나라를 세울 때 후손 즉, 오늘날 우리들에게 주문한 게 있으니 바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이었다. 이는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리고 그 주문처럼 세상의 빛이 되어 세상을 밝혀 나가는 나라가 틀림없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기도 했다.

지금 이 나라는 온갖 부정과 부패가 판을 치고 거짓이 왕 노릇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바로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며 선조들이 정하고 또 명한 이념 즉, 홍익인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고민하라는 뜻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나라의 통수권자가 나라를 끌고 가기 위해 함께할 정책의 입안자 내지 집행자를 뽑을 때마다 한번도 온 나라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 않은 적이 없다. 이 시대는 참으로 어진 각료상을 가진 인물이 정녕 없단 말인지, 아니면 통치자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물의를 일으킬 것이 불 보듯 뻔함에도 기용하겠다는 것은 통치자의 의식부터 정의와 정도와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또 공약은 있어도 정책은 없는 나라다. 이것이 바로 거짓과 온갖 감언이설이 판을 치는 세상을 양성하고 있다는 증거다.

현 정부는 친서민 정책을 앞세우고 있다고는 하나 그 속에 서민은 없다. 공약이란 공적 약속이다. 약속이 우습게 여겨지고 또 지켜지지 않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믿음과 신뢰가 없는데 무엇을 이루고 창조해 나갈 수 있겠는가. 설사 이루었다 하더라도 곧 무너지고 말 게 뻔하다.

비근한 예로 우리나라 총 주택에 비해 공공임대주택의 비중은 영국 등 유럽국가와 비교하면 3배나 낮다. 지난 참여정부에 비하더라도 현저히 감소했다. 이유는 친서민공공임대정책이 아닌 분양위주정책의 결과이며, 백성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다 임기 중 실적으로 인한 치적(治績) 남기기 정책이 낳은 결과다.

여성산악인으로는 세계 최초 히말라야 8천km급 14좌를 완등했다는 오은선 씨는, 지난 26일 산악연맹으로부터 14좌인 ‘칸첸중가’ 정상에는 오르지 못한 것으로 최종 발표됐다. 이로써 오은선 씨는 자신은 물론 국민의 가슴에 치욕을 남기는, 영광 대신 불명예스런 최초의 여성산악인이 될지도 모른다. 실적과 치적위주의 그릇된 욕심의 문화가 낳은 또 하나의 희생양이다.

결국 화합하자 외치지만, 말뿐 사실은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도 마찬가지, 종교는 신(神)의 가르침이며 오직 한 뜻이다. 이러한 신의 뜻은 저마다 욕심에 이끌리어 온갖 거짓말로 천 갈래 만 갈래 갈라놓고선 사람들의 영혼을 낚시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거짓이 없는 진실한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십자가의 길같이 힘들고 고단한 여정이라 할지라도 깨어있는 자라면 외치며 가야 한다. 참으로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세상은 이러한 세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으로 악을 물리치듯 우리의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고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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