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의 3차전에서 후반 48분 김영권(28,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선제 결승골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가 VAR(비디오판독) 요청 후 골로 선언되자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출처: FIFA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8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의 3차전에서 후반 48분 김영권(28,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선제 결승골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가 VAR(비디오판독) 요청 후 골로 선언되자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출처: FIFA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8

세계랭킹 1위 독일에 2-0 승리
獨2골차승 역대 4번째 이름 올려

손흥민 드디어 기쁨의 눈물 흘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이 비록 16강 기적은 무산됐으나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국제축구연맹) 세계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잡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의 3차전에서 후반 48분 김영권(28,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선제 결승골과 51분 손흥민(26, 토트넘)의 추가골로 이겼다.

다른 경기장에서 같은 시간 열린 멕시코 대 스웨덴의 경기가 아쉽게 스웨덴의 3-0 승리로 끝나면서 기적적인 16강 퍼즐을 다 맞추는 데는 실패했다. 그 반대의 결과였다면 우리가 사상 유례 없는 2패 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었으나 아쉽게도 무산됐다.

한국은 이날 독일을 상대로 유일하게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손흥민과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이 투톱으로 나섰고, 2선에서는 문선민(26, 인천)과 이재성(26, 전북)이 좌우 날개로 공격에 나섰다. 주장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중원은 정우영(29, 비셀 고베)과 함께 중앙수비수로 뛰었던 장현수(27, 도쿄)가 배치됐고 수비진에서는 홍철(28, 상주상무), 김영권(28, 광저우 에버그란데), 윤영선(30, 성남), 이용(32, 전북)이 포백 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계속해서 신들린 선방을 펼친 조현우(27, 대구)가 지켰다.

이날도 조현우는 독일의 매서운 공격을 안정적으로 막았고, 몇 차례 선방을 펼쳐 실점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공격을 이끌었다.

멕시코전이 끝나고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냈던 손흥민은 공격 찬스에서 슈팅이 벗어날 때마다 안타까움의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계속 잡혔다. 그만큼 주어진 공격 선봉의 임무가 그에게 무거움으로 작용하는 듯했고, 자신이 직접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넣음으로써 훌훌 털어버리고 웃었다.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며 압박하는 우리 수비에 독일은 쉽게 뚫어가지 못했다. 후반 들어 5분 만에 스웨덴이 멕시코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에게 안 좋은 상황이 되고 말았으나 독일 역시 다급하게 만드는 상황이 됐다. 후반 17분과 29분에도 스웨덴의 연속골이 터지자 우리는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고, 독일로선 이젠 무조건 우리를 상대로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 골만이라도 넣어 이겨야 되는 독일은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탈락이 거의 확정된 우리로선 독일(1994년 조별리그 2-3 패, 2002년 4강전 0-1패)에 진 빚을 갚는 일만 남았고, 결국 설욕에 성공했다. 추가시간 6분이 주어진 가운데 2분이 흐른 후 손흥민의 코너킥이 경합 과정 중에 독일 선수 맞고 흐른 공이 오른쪽 골에어리어 부근에 있던 김영권에게 갔고 김영권이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하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로 잘못 판단하고 무산되는 듯 싶었으나 주심에게 VAR(비디오판독) 요청이 들어온 후 골을 인정받았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선제골이었다. 스웨덴전에서는 VAR이 우리의 페널티킥 파울을 잡아내면서 발목을 잡았으나 독일전에서는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순간이었다. 결국 더욱 크게 당황한 독일은 마누엘 노이어(32, 바이에른 뮌헨) 골키퍼까지 골문을 비우고 나오면서 총공세에 나섰고, 도리어 이것이 우리에겐 추가골의 기회가 됐다. 우리 미드필드 지역에서 노이어 골키퍼로부터 주세종(28, 아산무궁화)이 공을 뺏어냈고 곧바로 전방을 향해 길게 패스를 올렸다. 손흥민이 중앙선부터 전력 질주해 페널티 지역에서 잡은 뒤 빈 골문을 향해 가볍게 차 넣으며 완벽한 승기를 잡았다.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독일 관중들과 선수들은 망연자실했고 우리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특히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서럽게 슬픔의 눈물을 흘렸던 손흥민에게는 기쁨의 눈물이 됐다.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2-0 한국의 승리로 끝나자 메수트 외질(가운데)을 비롯한 독일 선수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출처: FIFA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8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2-0 한국의 승리로 끝나자 메수트 외질(가운데)을 비롯한 독일 선수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출처: FIFA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8

이로써 독일은 193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1회전에 탈락한 이후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다만 이때는 16개국이 참가해 1회전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별리그 방식으로 바뀐 것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12년 만에 재개된 1950년 브라질월드컵부터인데, 독일은 이후 조별리그에서 한 번도 탈락한 적이 없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탈락한 셈이다. 독일은 1986년 대회에서 조2위로 통과한 이후 한 번도 조1위를 놓친 적이 없는 데다 최근 4회 연속 4강 이상을 갔던 강팀이었다. 그리고 직전 대회 우승팀이기도 했다.

이런 화려한 전적을 가진 독일을 상대로 우리는 월드컵에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승리한 팀이 됐고, 독일을 이긴 몇 안 되는 팀이 됐으며 2골차로 이긴 것 역시 크로아티아(1998년 8강전 3-0), 브라질(2002년 결승 2-0), 이탈리아(2006년 4강 2-0)에 이어 사상 4번째 팀이 됐다. 하지만 토너먼트가 아닌 조별리그에서 독일을 2골차로 이긴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은 우리가 16강의 기적은 세우진 못했어도 독일을 상대로 새 역사를 쓴 월드컵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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