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 탈퇴를 공식 선언 하기 이틀 전인 지난 5월 6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27일(현지시간) 이란으로의 민항기 부품 수출 면허, 이란산 양탄자와 피스타치오, 캐비어 무역 거래 면허 등을 취소한다고 밝혔다.(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 탈퇴를 공식 선언 하기 이틀 전인 지난 5월 6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27일(현지시간) 이란으로의 민항기 부품 수출 면허, 이란산 양탄자와 피스타치오, 캐비어 무역 거래 면허 등을 취소한다고 밝혔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7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 탈퇴에 따른 대이란 제재 완화 폐기 조치를 공식으로 시작했다고 AP통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란 핵합의에 따라 유보한 제재를 복원시켜 이란 경제를 국제 금융과 무역 시스템에서 고립시키려는 셈이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후 앙숙 관계였다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아래서 잠시 화해 국면에 들어섰던 이란과 미국이 다시 정면 대결의 길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재무부는 이날 이란으로의 민항기 부품 수출 면허, 이란산 양탄자와 피스타치오, 캐비어 무역 거래 면허 등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기업들은 오는 8월 6일까지 관련 무역 활동을 종료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미국 제재 관련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트럼프 정부는 또 유럽과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에도 11월 4일까지 이란 석유 수입을 전무한 수준까지 줄일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 중인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이란산 원유의 수입 중단을 요구했다. 인도는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 국가 중 하나다.

헤일리 대사는 모디 총리를 면담한 후 기자들에게 “(이란에 대한) 제재 (재개)가 다가오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우리와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가 이란에 대한 (원유) 의존을 줄이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맞선 이란은 핵합의 폐기를 대비해 9년간 가동을 멈췄던 핵시설 일부의 재가동에 나섰다.

이란원자력청(AEOI)은 이날 육불화우라늄(UF6) 생산 설비를 재가동, 옐로 케이크 한 통을 산출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원자력청은 이 설비의 재가동은 이번 달 유럽 국가들의 핵합의 구출 노력이 실패할 것에 대비, 농축 역량의 개선을 준비하라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UF6는 우라늄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에 주입되는 기체 물질이며, 옐로케이크는 우라늄 원광을 화학 처리해 순도를 높인 물질이다. 이란 핵합의에 따른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가 농도는 최대 3.67%다. 이는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농도 90%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이란의 이번 조치는 핵합의에 따라 허용되는 수준이고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핵 합의를 살리기 위한 유럽 국가들의 노력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폐기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에 서한을 보내 핵 합의를 살릴 시간이 소진돼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핵 합의에 결함이 많다며 지난달 이란 핵합의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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