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들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긴급 구호 물품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18일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들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긴급 구호 물품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상처 입은 나그네 따뜻하게 환대하자”
제주도·정부에 신속한 후속 조치 촉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가 최근 논란이 되는 제주도 내 예멘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천주교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전국협의회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원불교 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등은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현재 난민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신앙인들은 근거 없는 루머를 바탕으로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는 일각의 움직임에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주·인권협의회는 “살인적인 폭력을 피해 평범한 삶을 찾아 우리 곁에 온 나그네를 내쫓아서는 안 된다”며 “오랜 내전으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다시금 인간다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따뜻하게 맞이하는 성숙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상처 입은 나그네를 따뜻하게 환대하고 품어 안음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이 진정한 평화의 나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달라”고 주문했다.

제주도와 대한민국 정부에게는 “제주도민들의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고 나그네와 더불어 사는 삶이 절대 위험하지 않음을 피부로 절감할 수 있도록 신속히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주·인권협의회는 “종교인들은 예멘 난민들이 대한민국의 품 안에서 안정을 되찾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기도하며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제주에는 500여명이 넘는 예멘 난민들이 있다. 그중 아동을 포함한 가족 단위도 다수다.

예멘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남쪽에 있는 나라로, 독립과 분단을 거쳐 1990년 통일 국가가 됐다. 하지만 또다시 분열됐고, 여기에 종교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3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어린이를 포함, 최소 약 6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전쟁 때문에 희생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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