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임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 부회장 인터뷰

국가대표선수회 2011년 발족
“선수 은퇴 후 적응 어려워해”
도약 위해 스포츠사업 연계
스포펀 통해 선수 일자리창출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올 초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요즘에는 러시아월드컵에서 뛰는 태극전사에게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힘이 있어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키기도 한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한 몸에 받는 국가대표 선수들이지만, 그들의 은퇴 후 삶은 어떨까.

나선임 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 부회장(사진)은 “국가대표 선수지만 일반인한테 알려지지 않은 사람도 있고 은퇴 후에 자기 길을 찾지 못해 힘들어하는 선수도 많다”고 말한다. 이에 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여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의 제2의 삶을 지원해주는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가 지난 2011년 발족됐다.

나 부회장은 “시합도중 사고 등으로 후유증을 겪거나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선수들이 많다. 일부는 유명세를 얻어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스포츠 국가대표선수들이 모여 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회는 배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장윤창 회장을 중심으로 황영조 육상선수, 신태용 축구감독, 여홍철 체조선수, 한현숙 핸드볼선수 등을 비롯해 2천여명의 회원들이 소속돼 있다.

나선임 부회장도 1974년부터 1984년까지 10년간 기계체조 선수 생활을 했다. 1980~1983년까지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으며 제34회 전국종별체조선수권대회 체조 6관왕에 오르는 등 국내·국제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나 부회장은 “스포츠에 재능이 있어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때 기계체조를 시작하게 됐다”며 “혹독한 훈련과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나선임 부회장의 기계체조 선수 시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나선임 부회장의 기계체조 선수 시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힘든 만큼, 얻게 되는 것도 컸다. 그는 “당시 외국을 마음대로 못가는 때였는데, 국제대회에 참가하느라 외국에 자주 나갈 수 있었다”며 “덕분에 시야가 넓어지고 도전정신도 키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올림픽을 위해 준비했지만 시대 상황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1980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규탄하는 의미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뿐 아니라 한국도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하면서 국가대표로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미국에서 개최한 대체올림픽인 플레이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으로 그쳐야 했다.

그는 선수 시절 북한 선수와 함께 뛰었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나 부회장은 “국제 대회에서 북한 선수와 경기장에서 만나게 됐다. 당시 북한쪽 당원들의 감시 속에서도 먹을 것이 많지 않았던 북한 선수에게 간식도 나눠주며 서로 교감했다”면서 “통일이 되면 다시 보자고 했었는데 어느새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잦은 부상 탓에 신체적 한계를 느낀 그는 더 이상 체조선수로선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 과감히 운동을 그만뒀다. 지도자의 길을 걷기 위해 체육학과를 진학했지만, 학생운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사회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고 했다.

이 덕분인지, 결혼 이후 생활전선에 직접 뛰어들게 된 나 부회장은 스포츠 용품 유통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사업에서도 나름 성공했다. 물론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스포츠 업계의 인맥과 선수 시절 키워온 근성으로 동업계에서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등 사업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시기하는 경쟁업체의 이간질로 인해 사업을 접게 됐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마음이 맞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에 발판이 되어주고자, ‘선수회 결성’이라는 기회가 주어졌다.

선수회는 자선골프대회, 꿈나무장학금 지급 등으로 엘리트 운동선수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국가대표선수들과 함께하는 스포츠교실’ 등의 다양한 스포츠 재능기부를 통한 스포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와 테마홀딩스 MOU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와 테마홀딩스 MOU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선수회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테마홀딩스 스포펀과 손을 잡았다. 협업을 통해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일자리 창출과 스포츠 선수를 발굴해 코칭하는 등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인 스포펀을 조성하는 것이다.

스포펀은 실내에서 다양한 종목의 인기 스포츠를 체험하고 여기에 놀이방식을 접목해 만든 실내 종합 테마파크다. 스포츠 관련 놀이기구를 실내화하면서 학생이나 성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테마파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접목한 게임방식 등이 대부분인데, 스포펀은 스포츠까지 접목시켰다.

현재 성남고속버스터미널 내 메인 상가의 전용 2500여평에 스포츠 테마파크를 구축 중이며 올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나 부회장은 “스포펀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스포츠 교육이 필요한 업종이라, 스포츠 종목별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이에 전·현진 국가대표 선수 출신들이 코칭을 하거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로 인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향후 해외로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나 부회장의 최종 목표는 스포츠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그는 “그 동안 사회는 혼자서만 이룰 수 없다는 큰 경험을 했다”며 “지금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 사업이 잘 진행돼 성공의 발판이 된다면 후배들을 위해 스포츠 관련 재단을 설립해 지원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스포펀 조감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스포펀 조감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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