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문선민(왼쪽부터), 이승우, 황희찬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챈트랄니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독일과 3차전을 앞두고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문선민(왼쪽부터), 이승우, 황희찬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챈트랄니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독일과 3차전을 앞두고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손흥민(26, 토트넘)의 만회골과 독일 토니 크로스(28, 레알 마드리드)의 종료 직전 터진 극적인 역전골이 한국의 16강행 불씨를 남기는 데 기여했다. 멕시코전 손흥민의 막판 만회골이 없었다면 우리는 독일을 2점차로 이겨야 하는 더 힘겨운 상황이 될 뻔 했고, 토니 크로스의 극적인 역전골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한국의 조별리그도 탈락됐다. 아직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고, 결전의 날이 밝았다.

독일이 한국을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서 구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16강행을 위해 서로를 이겨야 하는 외나무다리 승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독일과 최종전을 치른다.

우리는 2패를 당하고도 월드컵 사상 유례 없는 16강행 가능성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이번 대회 2차전을 치르는 동안 2연패를 당한 9개팀 중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나머지 8개팀(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모로코, 페루, 코스타리카, 튀니지, 파나마, 폴란드)은 탈락이 확정됐다. 우리만 살아남은 것.

아시아 출전팀 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1승 2패), 이란(1승 1무 1패), 호주(1무 2패)가 탈락됐고, 우리와 일본만 조별리그를 아직 남겨두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감격의 첫 승을 따내며 선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집트에 종료 직전 터진 결승골로 2-1로 이겨 24년 만의 승리를, 이란 역시 모로코에 종료 직전 터진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20년 만의 승리를 각각 맛봤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단 1승도 못 거뒀던 아시아축구가 일본 포함해 현재 3승을 거뒀다.

같은 시간에 열리는 F조 다른 경기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무조건 잡아줘야 우리가 독일을 이겨도 16강을 바라볼 수 있다. 일단 다른 경기장 결과 여부를 떠나 독일을 상대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이번 대회 악화된 축구팬들의 여론을 그나마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다.

독일이 우리에 의해 조별리그를 탈락한다면 다시 한 번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저주 위력이 작용하는 셈이 된다. 2002년 프랑스(1998년 우승), 2010년 이탈리아(2006년 우승), 2014년 스페인(2010년 우승)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이 징크스에 눈물을 흘린 바 있다. 1994년부터 3회 연속 결승에 올랐던 브라질(2002년 우승)도 2006년에는 8강에 그쳤다.

독일은 1986년 조2위로 16강에 통과한 이후 한 번도 조별리그에서 조1위를 놓친 적이 없고, 4회 연속 4강에 오른 말이 필요 없는 FIFA(국제축구연맹) 세계랭킹 1위의 최강팀이다. 그러나 1승 1패에 그치고 있는 독일도 현 상황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한 통계사이트는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확률을 1%로 내다봤다. 그만큼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그 실낱 같은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더구나 우리는 월드컵에서 독일에 2패(1994년 조별리그 2-3패, 2002년 4강전 0-1패)를 당한 적이 있어 갚아줄 빚도 남아 있다. 2004년 국내에서 열린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3-1로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어 독일이 결코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손흥민(26, 토트넘)과 황희찬(22, 잘츠부르크) 공격듀오가 이번에도 손발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가 독일전에서 빠른 역습에 이은 뒷공간 침투패스로 큰 재미를 봤던 것처럼 우리 역시 이를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특히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로 옮기기 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010년부터 6시즌을 뛴 경험이 있다.

기성용(29, 스완지시티)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우영(29, 비셀 고베)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 주세종(28, 아산무궁화) 등이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구자철 역시 2011년부터 8시즌째 독일 프로무대에서 뛰고 있다.

독일 선수 23명 중 16명이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독일 프로무대를 경험한 손흥민과 구자철이 이들을 공략할 힘을 발휘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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