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천지일보(뉴스천지)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천지일보(뉴스천지)

외교부 “북미 협의 앞서 한미, 고위급 협의 추진중”
외교당국자 “주변국에 설명·논의하느라 바빴을 것”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반미간판을 내리고 있다”며 6.12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부각시키고 있지만 북한이 실제로 ‘비핵화’ 관련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북한에 준비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북미 간 후속협상 전에 한미 간 고위급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노규덕 대변인은 ‘한미 고위급 회담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런 협의의 추진이 검토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지난 6월 14일 한미 외교장관회담 시에 한미 양국은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구축’과 관련해 고위급 협의와 함께 긴밀한 실무협의를 통해 추진전략과 이행방안을 한미 간에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러한 합의에 따라서 어제 보도됐던 그런 협의도 추진이 검토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동향은 없는 모습이어서 비핵화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오히려 중국과 정상회담을 갖고 동맹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미국도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지만 미군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송환 등 다른 부분만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회담 성과 나타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에서 열린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 지지 유세에서 북미회담 관련 “세계는 훨씬 더 안전한 곳이 될 것이며 북한은 훨씬 더 나은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포스트 앤드 쿠리어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전국 곳곳에서 반미 간판을 내리고 있다”면서 “(6.25전쟁 미군 유해 송환 관련) 우리는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돌려받고 있다”며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나타내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실제로 북한은 매년 6월 25일이면 실시해 왔던 대규모 반미 군중집회를 열지 않기는 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북한이 한국전쟁 개시일을 기념하는 ‘반미제국주의’ 군중집회를 생략하기로 결정했다”며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또 하나의 데탕트(긴장완화) 신호”라고 전했다.

하지만 ‘비핵화’ 관련해서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도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에 주변에 가서 설명하고 협의하는 시간도 있었다”며 “북한을 보면 대체적으로 우리만큼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서 한미 간에 장관끼리 긴밀히 협의를 하자고 했기 때문에 고위급 협의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카운터파트가 정해지는 대로 협상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변수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중국의 영향력이라는 것보다는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있다. 지난주까지 굉장히 바빴을 것이다. 이제 지나갔으니까 준비하느라고 늦어진 것 아닌가라고 봐진다”며 “신속히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사항들이 이행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 비핵화 시간표가 있다 또는 없다’라는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이 당국자는 “미 국방부와 국무부 사이에 나오는 말들이라 이에 대해 특별히 말씀드리기는 옳지 않다고 본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편 이날 국립외교원에서 열리고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협정 4차회의에 대해서 외교부는 “한미 양국은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공동의 인식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방위비분담 협의에 임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그간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주한미군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주둔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준에서 공평한 비용분담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