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지방선거 출마 의원 사직 안건 처리 시한인 14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소집한 가운데 본회의장 안이 텅 비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4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지방선거 출마 의원 사직 안건 처리 시한인 14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소집한 가운데 본회의장 안이 텅 비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4

야당 속속 협상장으로…이르면 27일부터 논의
의장단·핵심 상임위 배분 놓고 신경전 팽팽
김성태 원내대표 사퇴 시 협상 국면에 ‘불똥’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6.13지방선거 참패로 내홍에 휩싸인 야당이 속속 국회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뜻을 밝히면서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드디어 출항을 앞두고 있다. 

그간 원구성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자유한국당이 25일 이번 주 안으로 원구성 협상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원내대표 공백 상태에 있던 바른미래당이 같은 날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원구성 논의가 조만간 개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금주부터는 후반기 원구성과 산적한 민생경제 현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정책정당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주를 기점으로 민주당과의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투표수 총 26표 중 과반 표를 얻어 당선 확정된 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선관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투표수 총 26표 중 과반 표를 얻어 당선 확정된 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선관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바른미래당은 여야 협상에 나설 새 원내대표로 김관영 의원을 선출했다.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원구성 협상을 통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해온 만큼 김 신임 원내대표 역시 원 구성 협상 업무에 곧바로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조속한 원구성 협상과 국회 정상화를 주장한 만큼 여야 간 원구성 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 원내대표의 상견례 일정과 업무 인수인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의 지방 일정 등이 26일에 예정된 것을 감안하면 여야 협상은 이르면 27일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원구성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성사될 경우 국회의장과 부의장단, 상임위 배분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이른바 ‘노른자’ 상임위를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우선 국회의장과 부의장단 선출에 관심이 쏠린다. 여당인 민주당은 집권여당이 국회의장을 맡았던 관례에 비춰 자당 출신 후보가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문희상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해놓고 있다. 그러나 민주평화당은 국회의장단의 경우 여야 협상에 따라 배분하지 말고 교섭단체별 후보를 낸 뒤 본회의에서 자유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가 6.13지방선거 후폭풍으로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국회는 이제 민생과 경제, 평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 그러러면 정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일하는 민의의 전당이 돼야 한다”면서 “저는 이를 위해 협치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2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가 6.13지방선거 후폭풍으로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국회는 이제 민생과 경제, 평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 그러러면 정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일하는 민의의 전당이 돼야 한다”면서 “저는 이를 위해 협치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2

의석 분포를 보면 민주당이 제1당이긴 하지만, 국회 전체 의석 분포는 ‘여소야대’ 구도여서 자유투표로 국회의장을 선출할 경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할 수도 있다. 평화당은 신속한 원구성 협상 마무리와 조속한 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자유투표를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전반기 국회에서 원내 2·3당이 하나씩 맡았던 국회부의장 자리에 대한 이해관계가 얽힌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역시 국회부의장 2명 중 한명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어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총 18석인 상임위원장 배분의 경우 민주당은 의석 비율에 따라 민주당 8곳, 한국당 7곳, 바른미래당 2곳,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 1곳을 주장하고 있으나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은 2곳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상임위를 둘러싼 수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6.13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핵심 상임위원장 자리를 되찾아 집권여당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한다는 생각이지만, 한국당은 정책정당을 실현하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상임위를 원하고 있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문제와 관련해 “금주부터는 후반기 원구성과 산적한 민생경제 현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정책 정당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주를 기점으로 민주당과의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문제와 관련해 “금주부터는 후반기 원구성과 산적한 민생경제 현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정책 정당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주를 기점으로 민주당과의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민주당은 국회의장 사수는 물론 국회 운영위원장 자리를 한국당으로부터 되찾아오고, 국정운영에 관련된 핵심 상임위를 모두 챙겨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만 국회의장직과 법사위원장 자리를 동시에 챙기기는 어려운 만큼 법사위원장은 한국당에 넘겨줄 공산이 크다.

한국당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112석의 한국당은 민주당에 국회의장 자리를 쉽게 내줄 수 없고,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 정보위원장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한국당은 고용·노동 등이 핵심 과제인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회의장단과 상임위 배분 문제를 각당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 역시 큰 상황이다. 다음달 17일인 제헌절까지 협상이 끝나지 않으면 국회의장 없는 제헌절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의 내홍은 원구성과 국회 정상화 협상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당내 반발에도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강행하고 있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 맞서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를 겸하고 있는 그가 사퇴할 경우 한국당은 새 원내대표를 뽑아야 한다. 그만큼 원구성 협상이 늦어질 수 있다. 

원구성 협상이 늦어질 경우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는 물론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논의, 남북특별위원회 구성, 일자리 창출법안 등 안건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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