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과 안상수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과 안상수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김성태 “누구를 원망해선 안돼”
초·재선들 “김성태 사퇴하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당내 일각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5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를 가동했다. 이에 맞서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김 권한대행 사퇴 관련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어서 내홍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날 김 권한대행은 전날 인선한 안상수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과 함께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당 혁신과 쇄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는 당 진로를 둘러싼 내홍에도 불구하고 혁신 비대위를 통한 당 쇄신과 혁신에 흔들림 없이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권한대행은 혁신비대위 준비위 구성과 관련해 “국민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혁신과 쇄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자유한국당이 되겠다는 결의를 다시한번 강조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내 일각의 반발을 겨냥해 “저희들은 어느 누구를 미워하고 탓하고, 원망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를 살리겠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김 권한대행은 인천시장 출신의 3선인 안상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비대위 준비위를 구성했다. 위원으로는 재선의원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박덕흠 의원, 초선의원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원 의원, MBC 앵커 출신의 배현진 송파을 원외당협위원장,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허남진 한라대 교수, 장영수 고려대 교수, 장호준 6·13 지방선거 낙선자 청년대표 등 6명이 임명됐다. 계파 색채가 강한 친박(친박근혜)계 또는 비박계(비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이번 준비위에서 제외됐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혁신비대위 준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국민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면서 “혁신과 쇄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자유한국당이 되겠다는 결의를 다시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혁신비대위 준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국민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면서 “혁신과 쇄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자유한국당이 되겠다는 결의를 다시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준비위는 혁신 비대위원장을 인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 권한대행이 혁신 비대위 출범에 앞서 준비위 단계를 둔 것은 비대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당내 반발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김 권한대행은 “준비위원회는 당내에 다양한 의견을 과감없이 폭넓게 수용하고, 내부 인사뿐만 아니라 우리 당 초선, 재선, 3선, 원외 당협위원장을 골고루 아우르고 있다”며 “무엇보다 객관성과 균형성을 담보하기 위해 인선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구성의 최대 쟁점인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와 관련해서도 준비위에 일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위원장 역시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당내 사정도 대단히 복잡한 것으로 보이는데, 저희는 준비위 운영하는 데 있어 당내 의원총회 등 의원들의 많은 고견을 듣고, 잘 소통하고, 언론과 국민의 요구를 잘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준비위 구성으로 당내 여론과 객관성을 높이는 모양새는 취했지만, 확전일로에 있는 당내 갈등을 진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당장 일부 초·재선 의원은 이날 오후 모임을 갖고 김 권한대행에 대한 거취와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부는 김 권한대행 퇴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김 권한대행이 당 수습 국면에서 계파 갈등을 조장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당파를 제외한 의원들을 친박(친박근혜)계로 몰아 저항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초·재선 의원들은 전체 의원 112명 중 74명에 달해 이들의 단체 행동은 향후 준비위 활동과 한국당 진로에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내 중진 의원들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전날 심재철·이주영·유기준·정우택·홍문종 의원 등은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준비위 역시 즉각 해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준비위가 좌절될 경우 혁신 비대위 구성 역시 사실상 좌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김 권한대행의 사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한국당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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