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레세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그의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터키의 레세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그의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개헌 후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와 모두 승리하며 ‘21세기 술탄’에 등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관영 아날돌루통신은 최고선거관리위원회(YSK)를 인용, 대통령선거 개표가 96% 이상 진행된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이 52.7%를 득표했다고 전했다.

과반을 득표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당선을 사실상 확정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후보 무하렘 인제 의원(54)은 30.7% 득표에 그쳤다.

CHP는 개표 발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CHP 대변인 뷜렌트 테즈잔 의원은 개표 중반 앙카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개표 현장에서 1만개의 선거함 개표결과를 자체 집계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과 인제 의원의 득표율은 각각 46%와 40%로 나왔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무리 많게 잡아도 득표율이 48%를 넘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시에 치러진 총선에서는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가 42.68%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율은 87%로 비공식 집계됐다.

이번 대선과 총선을 기점으로 터키 정부형태는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뀐다.

작년에 개정한 터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단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을 재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론적으로 2033년까지 초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정부형태가 바뀐 만큼 의회의 견제 없이 사법체계에 개입할 수 있는 등 술탄에 버금가는 막강한 권한을 지니게 된 것이다.

총리 재임 기간까지 합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30년 이상 일인자 자리를 유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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