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여신도가 운다①] 툭하면 터지는 목회자 성폭력… 대부분 길들이기 수법
[뉴스포커스-여신도가 운다①] 툭하면 터지는 목회자 성폭력… 대부분 길들이기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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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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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를 ‘주의 종’이라 믿고 따르는 교인들의 신뢰를 악용한 ‘교회 내 성폭행’ 근절을 위한 개신교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개신교 단체들이 연합해 ‘기독교위드유센터’를 개소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를 조직하는가 하면, 오는 7월에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교회 성폭력 피해자 상담 및 성폭력 교육 등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미투운동을 통해 촉발된 성폭력 피해 폭로가 잇따르며 개신교계도 본격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개신교는 종교계의 성범죄율 중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뒤늦은 조치다. ‘교회 성폭력’ 과연 어느정도일까. 천지일보는 세 차례에 걸쳐 교회 성폭력 실태와 원인, 대응 등을 진단한다.

종교적 체험‧치유 빙자해 강간 시도

기도해준다며 가슴‧배 쓸고 주물러

지난 1년 277건 성폭력 상담 진행

강간 성추행 성희롱 등 중첩 다수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 A씨는 1989년 3월경 처음으로 교회에 다니게 됐다. 이후 B목사에게 세례를 받았고, 결혼식 주례까지 부탁할 정도로 B목사를 영적 아버지로 생각했다. 악몽이 시작된 건 어느 추석 전날 밤이었다. B목사는 할 이야기가 있다며 A씨에게 쪽지를 보내 만났고, B목사의 차량 안에서 강제로 A씨의 옷을 벗기고 힘으로 제압하며 성폭력을 가했다. 성폭력은 지속됐다. 어느날은 일산 모텔로 끌고갔다. 3년 동안 진행된 성폭력으로 A씨는 2번의 낙태수술을 받고 또 임신했다. 고통 끝에 A씨는 남편에게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것은 ‘간통죄’를 적용한 고소였다. 사정 끝에 고소는 취하됐지만, B목사는 교단 총회로 찾아가 퇴직금, 사택 전세금, 교회 전세금을 빼서 미국으로 야반도주했다.

#2. 2016년 C씨는 주일성수를 하러 교회에 갔다. C씨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저서 사인을 받으러 D목사에게 갔다. D목사는 둘째 아들을 낳게 기도를 해주겠다며 C씨를 옆에 앉힌 후 C씨의 머리와 가슴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또 그대로 머리에 있던 손은 어깨로, 가슴에 댄 손은 가슴부터 배 아래로 쓸어내리며 아랫배와 옆구리를 쓰다듬고 주무르며 기도했다. 기도 후 아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엄마의 몸을 만지며 주물러댄 D목사가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C씨는 당시엔 깨닫지 못했다. 후에 D목사의 성추문 내용이 담긴 소위 X파일을 보고나서야 자신이 당한 게 성추행이었다는 것을 인지했다.

#3. E씨는 1985년부터 F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에 출석했다. F목사는 설교시간에 종종 성희롱 발언을 했다. E씨는 “동물들 봐라 암컷이 꼬리치지 수컷이 꼬리치냐” “아내는 남편이 출근하기 전에 정액을 뽑아내고 출근하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말을 들었다. F목사는 성관계를 표현한 그림을 직접 그려서 달력 그림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E씨는 임신 38주차로 출산을 앞두고 순산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기도를 받고 싶었고, F목사에게 부탁하게 됐다. F목사는 기도를 한다면서 만삭인 배를 종횡으로 쓰다듬고 주무르며 기도했다. 당시 E씨는 이상했지만, F목사의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 될 때까지는 인지를 못했다.

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성폭력 범죄발생 건수는 2만 9289건이다. 이 중 3분의 1 가량이 종교계에서 발생했고, 개신교 성폭력 범죄는 4131건으로 나타났다. 종교별 소계 중 절반이 넘고 천주교의 약 4배, 불교의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2010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전문 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수’에 대한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전문직 5261명 중 종교인이 681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직 직업군 1위는 개신교 목회자였다.

기독교여성상담소가 2016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상담내역을 집계한 결과 총 277건의 교회 성폭력 상담이 이뤄졌고, 60건의 교회 성폭력 사건이 접수됐다. 이 중 강간은 27건, 성추행 24건, 성희롱과 스토킹을 포함한 기타 사건은 9건이었다. 강간, 성추행, 성희롱이 중첩돼 나타나는 경우도 빈번했다.
 

(출처: 기독교여성상담소 발행 '교회 성폭력 예방 지침서')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출처: 기독교여성상담소 발행 '교회 성폭력 예방 지침서')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5

상담소에 접수된 사례를 살펴보면 성범죄 목회자들은 여신도에게 사랑한다며 접근해 강간을 시도했고, 젊은 여신도들의 가슴을 만지고 끌어안는 등 성추행을 시도했다. 또 심방 중 강간한 후 지속적인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선교지에서 여신도의 숙소에 찾아와 강간을 하기도 했다.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한 후 강간하거나 하지말라고 하는데도 장난이라며 쫒아가서 성추행을 한 경우도 있었다.

성희롱적인 행동도 많았다. 목회자가 “무릎에 앉아라” “볼에 뽀뽀해라”고 요구하고, 과하게 손이나 어깨를 주무르고, 허리에 손을 두르거나 몸을 스치듯 만지고 지나가기도 했다. “같이 자자” “같이 목욕하자” “너는 나랑 결혼해야 한다”는 등 발언도 있었다.

종교적 체험을 빙자해서 성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특히 안수기도를 해준다며 성추행을 하거나 자신이 영적 아버지라며 ‘딸’이라고 부르며 강간을 하기도 했다. 또 사명을 받기 위해서는 첫 열매(처녀막)를 바쳐야 한다며 성추행하고 강간을 한 경우도 접수됐다. 아울러 성령체험(입신)을 빙자해 몸을 가누지 못하게 한 후 강간하거나 기도받으려면 옷을 다 벗어야 한다면서 옷을 벗게한 후 성추행한 사례도 있었다.

아울러 죄를 씻기 위해서 거룩한 목회자와 성관계를 해야 한다며 강간을, 성적인 죄 고백을 강요하고 음란마귀 쫒아주겠다며 성기를 만지거나 성추행을 했다. 이 외에도 사례는 부지기수였다.

교회 내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목회자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한국여성신학자협의회 부설 기독교여성상담소에 따르면 교회 성폭력은 대부분 그루밍 성범죄다. 목회자가 교인과 일대일의 만남을 가지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후 자신의 성적 욕구 충족을 위해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이를 명확하게 성폭력이라고 인지하기 어렵고, 오히려 목회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루밍 성범죄’는 성범죄자가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기 전 대상의 호감(취미나 관심사 등 파악)을 얻고 신뢰를 쌓은 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자행하는 성범죄를 가리킨다. 보통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고통의 관심사를 나누거나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신뢰를 쌓은 뒤, 서로 비밀을 만들며 피해자가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만든다. 이후 점차 피해자가 성적 가해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길들이고, 피해자가 이를 벗어나려고 하면 회유하거나 협박하면서 폭로를 막기도 한다. 그루밍 성범죄는 피해자들이 보통 자신이 학대당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 표면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여 수사나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그루밍 성범죄는 ▲피해자 고르기 ▲피해자의 신뢰 얻기 ▲피해자의 욕구 채워주기 ▲피해자 고립시키기 ▲관계를 성적으로 만들기 ▲통제 유지하기 등 단계로 이뤄진다.

기독교여성상담소는 “교회 성폭력은 개인상담, 심방, 순결교육(성교육), 안수나 안찰, 입신 등 신앙행위를 빙자 또는 악용한 경우가 많다”며 “목회자의 피곤을 풀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소위 수종위원제도나 안마요원의 형태를 통해 일어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상담소는 “이렇듯 종교행위를 빙자해 이뤄지기 때문에 대부분은 자신이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행위를 요구한 경우 단호히 거부해야 하며 그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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