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窓] 일본 정치권의 원전-탈원전 논쟁의 시사점
[동북아 窓] 일본 정치권의 원전-탈원전 논쟁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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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사)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소장

 

일본 정치권이 원자력발전소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탈원전으로 정책을 변환할 것인가로 논쟁이 뜨겁다. 일본 내 대표적 반(反)원전론자인 고이즈미 전 총리가 원전을 유지하려는 아베 총리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고이즈미는 지난 5월 13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7년간 원전을 거의 가동 안 했어도 하루도 큰 정전이 없었다”고 하면서, “원전에 지원하는 돈을 자연에너지(수력, 풍력, 태양광 등)로 돌리면, 향후 일본은 전체 전력을 자연에너지로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는 현재 ‘원전 제로·자연에너지 추진연맹’의 고문을 맡고 있다. 이 연맹은 2050년까지 모든 전력원에 자연에너지 사용을 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정치권에 제안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50기를 가동해 전체 전력의 29%를 충당하는 원전 대국이었으나, 대재앙 이후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정부는 2015년부터 8기의 원전을 재가동했고, 금년 2월 아베는 “많은 원전이 정지한 가운데 일본 가정에서 전기요금이 약 10% 올랐다”면서 원전 반대가 책임 있는 에너지 정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미국의 경우 총 118개의 원전 중 현재 19개를 퇴역시키기 위해 작업 중이며, 독일과 스위스는 각각 보유 중인 8기와 5기의 원자로를 모두 퇴역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의 37기에 20기를 추가로, 우리나라도 현재의 24기에 2기(신고리 5·6호기)를 추가로 건설 중이다. 선진국들이 원자로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이유는 저렴한 천연가스, 풍력·태양에너지 발전의 경제성 개선, 방사능 누출사고의 공포 때문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수명이 다 된 원전의 경우 폐기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원전 해체는 영구정지-해체준비-제염-절단·절거-폐기물처리-환경복원의 6단계로 진행되며 최소 15년 이상 소요된다고 한다. 지난 40년간 가동해 온 고리 1호기는 약 7500억원의 예산으로 4년의 준비기간과 2022년부터 8년간의 작업으로 해체될 예정이다. 금년 3월 일본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11년 대지진 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유출사고로 인해 일본인 1만 5895명이 사망했고, 2539명이 행방불명됐으며, 7년째 피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직도 7만 3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은 후쿠시마 재앙 이후 태양광과 풍력으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고 있다. 바야흐로 전력원을 원자력에서 수소경제로 바꾸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수소의 생산량을 현재 연간 200톤에서 2030년까지 30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수소를 선수촌과 대회 차량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전과 탈원전에 대한 논쟁이 지금보다 더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원전의 시대는 소멸해 가고 있으며, 신생 에너지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점이다. 수소경제는 세계적으로 2050년이 되면 3천만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제 우리 정부도 태양광·풍력·수소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자원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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