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함에 따라 이달 초부터 면허증을 발급받은 여성들이 24일부터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사진은 24일(현지시간) 헤사 알 아자지가 리야드가 리야드에서 첫 주행에 나선 모습. (출처: 뉴시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함에 따라 이달 초부터 면허증을 발급받은 여성들이 24일부터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사진은 24일(현지시간) 헤사 알 아자지가 리야드가 리야드에서 첫 주행에 나선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침내 여성이 운전할 수 있게 됐다.

24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의 운전이 해금되자 여성들은 역사적인 기쁨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은 사우디 여성의 권한을 크게 높인 ‘역사적인 날’ ‘기념비적인 날’ 등으로 기록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한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칭송했다.

여성 운전 허용은 당연한 일을 뒤늦게 정상으로 만든 수준이지만 정부 통제 아래 있는 사우디 언론들은 이를 대단한 개혁 조치라고 추켜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사우디의 현실을 고려할 때 여성 운전의 허용은 사우디의 분명한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간 여성들은 볼 일을 보러 나가거나 직장 출근, 친지 방문, 심지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일에도 운전이 일절 금지됐으며 차를 타도 남성이 운전하는 차의 뒷좌석에 앉아야 했다.

다른 무슬림 여성들은 운전이 가능했으나 사우디는 여성들이 운전을 하면 금지령 위반으로 처벌까지 했다.

이번 결정을 내린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33)는 ‘비전 2030’을 추진하면서 개혁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여성 운전 해금이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여성 인권을 제약하는 핵심적 관습인 ‘남성 보호자(마흐람) 제도’가 여전히 남아 있어 비판도 나온다. 이는 주요한 법적 행위에 보호자 자격의 남성 가족의 동의가 필요한 제도다.

또한 정권을 비판하는 시민 활동가를 체포하는 등 억압 행위는 여전하다. 이에 사우디 정부가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을 무마하려고 여성운전 허용을 눈가림용 선전 도구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운전은 할 수 있지만, 여성에게 운전을 할 수 있는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이 나온다. 3개월 전 처음 마련된 면허시험장이 대도시에만 있을뿐 아니라 시험을 보려면 몇달씩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려야 한다. 또한 교습료는 수백 달러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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