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미혼모 대안학교 첫 수료식이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이영호 센터장이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미혼모 대안학교 첫 졸업생 배출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학업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용기가 나질 않았어요. 선생님들 덕분에 자신감도 얻고 검정고시에 합격해 기뻐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계획도 세웠어요.”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를 꿈꾸는 청소년 미혼모들에게 임신 출산 양육 학업 등을 지원하는 단기형 자립학교의 과정을 이수한 첫 졸업생 5명이 수료식을 치렀다.

25일 오전 11시 서울시 구로동 한부모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영호)에서 열린 ‘캥거루 스쿨 1기 수료식’에 참석한 졸업생들은 쑥스러운 듯 했지만 밝은 표정으로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1기 수료생 김지혜(가명) 씨는 갓 스무 살을 넘은 앳된 모습이었지만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지혜 씨는 “학생과 선생님으로 만났지만 이제는 가족의 연을 맺게 돼서 기쁘다”면서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도 키우고 나 자신도 자란 것 같다. 여기서 받은 사랑으로 앞으로 잘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영호 센터장은 졸업생들을 축하하며 “수료가 끝이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며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도록 센터에서도 지렛대와 지침서 역할을 하겠다”고 격려했다.

특히 이번 졸업생 중 검정고시 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4명으로 2명은 고입, 2명은 대입검정고시에 응시해 3명이 전체 합격했고 1명은 과목 합격했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캥거루 스쿨’은 학습 및 교육기회가 단절된 미혼모들에게 검정고시 학습, 진로탐색, 자아발견, 의사소통 훈련, 자존감형성, 문화감수성 함양 프로그램을 제공해 이들의 사회복귀 능력을 길러주는 미혼모 대안 교육프로젝트이다.

‘캥거루 스쿨’에 붙여진 이름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배주머니에 아이를 안고 있는 캥거루가 앞으로 나가면서 후진하지 않고 뛰는 특성이 아이를 안고 성장해가는 미혼 양육모를 닮았다는 것이다.

캥거루 스쿨은 지난 5월 개강해 3개월간 진행됐으며, 2기를 모집해 9월 27일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수업료는 무료이며, 미혼모들이 공부할 동안 센터에서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개소 1주년을 맞은 센터는 서울시 거주 한부모 가족을 위한 원스톱서비스센터이자 미혼모·부자지원거점기관으로 다양한 교육과 상담, 그리고 자조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미혼모를 위한 출산양육 멘토링 사업(친정 엄마 맺기) 및 인식 개선캠페인 등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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