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레믈린대궁전 녹실에서 열린 소규모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레믈린대궁전 녹실에서 열린 소규모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남북·북미 정상회담 지지 받아… 이행 과정서 북한에 ‘압박’
전력·가스·철도 분야 협력키로… 남북러 협력 준비에 박차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23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일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비핵화 협상 진전 국면에서 이뤄진 이번 방러 일정에서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비핵화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향후 비핵화 여정에서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의 중요한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채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북한이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점도 환영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는 중국과 더불어 북한의 전통 우방국이자, 현재까지도 북한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러시아로부터 한반도와 완전한 비핵화 달성과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에 노력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받아낸 것이다. 이는 향후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이번 방문 계기로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연계한 경제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점도 하나의 성과로 꼽힌다.

한국과 러시아는 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위한 절차 추진 및 철도·가스 사업 협력 등 총 12건의 기관 간 약정(MOU)을 체결했다. 한러 플랜트분야 협력, 대러시아 투자협력 등 7건의 MOU도 추가로 체결해 총 19건의 MOU가 맺어졌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진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공동연구를 위해서 유관 당국 및 기관을 통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9월 7일 한러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이 해안가를 함께 산책하고 있는 모습 (출처: 청와대)
지난 2017년 9월 7일 한러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이 해안가를 함께 산책하고 있는 모습 (출처: 청와대)

양국이 한러 FTA를 비롯해 철도, 가스, 전력 등 핵심 분야에서 공조하기로 하면서 향후 비핵화 진전시 본격화될 남북러 간 협력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북한 비핵화 진전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려야 남북러 협력 사업이 실질적으로 추진될 수 있지만,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이행시 경제협력과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영토 전문가인 장계황 행정학 박사는 남북러 3각 협력 추진에 대해 “이는 남한의 대통령이 북한을 주요 경제 파트너로 인정하고 러시아와 공생 경제 체제를 갖자는 의미”라며 “대한민국의 북방경제와 러시아의 동방경제가 하나가 되어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데 북한을 공식적 파트너로 초대하는 것이며 경제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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