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이산가족이 북녘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이산가족이 북녘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생존자 5만 7천여명 중 70대 이상이 86%

대부분 고령인 만큼 근본적 해법 마련해야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남북이 2년 10개월 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큰 규모의 이산가족 상봉이 아닌 남북 100명씩의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을 각 수석대표와 단장으로 내세운 남북 대표단은 지난 22일 금강산관광지구 내 금강산호텔에서 적십자회담을 열고 8.15를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오는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는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9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을 벌린 끝에 이끌어낸 합의다.

통일부가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 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이산가족 등록자는 총 13만 2124명이며 이 중 7만 5234명은 사망했고 5만 6890명이 생존해 있다.

특히 이산가족 생존자의 85.6%가 70대 이상의 고령인 만큼 이번 합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매년 고령화로 수천 명의 이산가족이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현실에 놓여있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므로 생사 확인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의 이산가족이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셈이다. 실제로 전날 회담에서 남측은 이산가족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사확인부터 시작해 정례적으로 만나고, 성묘, 화상상봉, 고향방문단 등을 제안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남북이 앞으로 적십자회담과 실무접촉을 통해 인도적 문제들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한 만큼 근본적인 해법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협의 결과에 따라선 이번 상봉 행사 이후에도 추가로 상봉 행사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 대상은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의 경우 가족 1명을 동반할 수 있다. 다음 달 3일 안에 서로 생사확인의뢰서를 보낸 뒤, 25일까지 답을 받아서 8월 4일 최종 명단을 교환한다. 아울러 남북은 상봉 장소인 금강산 면회소를 보수하고, 남측은 오는 27일까지 시설 점검단을 금강산에 보내기로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