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22일 오후 대구 북구 검단동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생수를 사러 왔다가 판매 종료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이날 대구 수돗물에서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와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2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22일 오후 대구 북구 검단동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생수를 사러 왔다가 판매 종료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이날 대구 수돗물에서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와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2 

“이제 여름인데, 걱정 태산”

마트마다 식수 확보 전쟁

“수돗물공포 조성 말아야”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낙동강을 상수원으로 하는 대구 수돗물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과불화화합물의 일종이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구 시내 마트마다 물을 사재기하는 인파가 몰려, 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발암물질 수돗물 소식이 전해진 후 대구 시내 대형마트에는 식수를 확보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 SNS에는 “전쟁이라도 난 것 같다”며 마트에서 물을 사재기하는 시민들의 사진이 올라왔다.

그러나 오후 4시경 30분경 대구 북구 검단동 코스트코에 있던 물은 모두 바닥났다. 물을 사러 온 시민들은 판매 종료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생수가 있던 자리에는 ‘판매 종료’에 따른 양해문만 부착된 상태였다.

22일 오후 대구 북구 검단동 한 대형마트 생수코너에 붙은 판매 종료 안내문.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2
22일 오후 대구 북구 검단동 한 대형마트 생수코너에 붙은 판매 종료 안내문.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2

마트 관계자는 오후 8시경에 생수가 재입고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쩌다 이 지경”… 커지는 불안감

여름 초입에 닥친 ‘발암물질 수돗물’ 사태에 대구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대구 중구 동인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남명화(62, 여)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소식을 듣고 7살짜리 손녀가 생각나 온 몸과 손이 벌벌 떨린다”고 말했다. 그는 “평상 시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모든 음식재료를 식초물에 담궜다가 사용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빨리 찾아 수도사업소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더워진 날씨에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수돗물로 씻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혼란스러워했다. 북구 태전동에 거주하는 국지현(30, 여)씨는 “애기가 아직 어리고 날씨도 더워 자주 씻겨야 되는데 걱정”이라며 “씻길려니 찝찝하고 안 씻길려니 더 찝찝하다. (정수장)갈아 엎어서라도 해결을 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22일 TBC 대구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과 24일 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곡·문산정수장 2곳에서 발암물질과 신종 환경 호르몬이 나왔다.

8종의 과불화화합물을 검사한 결과 과불화헥산술폰산 수치가 낙동강 원수는 152.1에서 169.6ppt로 나타났다. 과불화옥탄산 경우 낙동강 원수에서 12.1~19.9ppt, 정수된 수돗물은 13.5~16.5ppt까지 검출됐다.

이에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대구 수돗물에서 미량 검출된 물질은 과불화화합물 중 PFHxS로서 발암물질이 아니며 유해성이 있는 PFOA와 PFOS는 검출되지 않거나 극미량”이라며 “과불화화합물질이 검출된 기간은 단기간이고 환경부에서 구미공단의 과불화화합물 배출업체를 추적해 완벽히 차단했다”고 밝혔다.

낙동강 수계에서 과불화헥산술폰산의 주요 배출 장소는 구미 하수처리구역으로 파악됐다. 22일 오후 경북 구미하수처리장에서 방류한 물이 낙동강으로 합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낙동강 수계에서 과불화헥산술폰산의 주요 배출 장소는 구미 하수처리구역으로 파악됐다. 22일 오후 경북 구미하수처리장에서 방류한 물이 낙동강으로 합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PFHxS는 인체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아 외국에도 법적기준은 없고 권고기준으로만 설정해 관리 중인 물질이다.

환경부에서는 7월 중에 과불화화합물 중 3종(PFOA, PFOS, PFHxS)을 먹는물 수질 감시 항목으로 설정해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질을 엄격하게 관리해 시민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는 것은 그 어떠한 것보다 중요하고 대구시도 그 틀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만 과도한 부풀리기 등으로 시민들께 불필요한 수돗물공포를 유발시키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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