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조국통일선언비,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에 서 있는 이 선언비는 현재 파주 임진각과 이곳 고성에 세워져 있다. 한반도 통일과 평화 의지를 담았음에도 임진각에 세워졌던 선언비는 한 때 ‘이단 교리 비석’이라는 기독언론의 비방에 철거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고성 조국통일선언비,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에 서 있는 이 선언비는 현재 파주 임진각과 이곳 고성에 세워져 있다. 한반도 통일과 평화 의지를 담았음에도 임진각에 세워졌던 선언비는 한 때 ‘이단 교리 비석’이라는 기독언론의 비방에 철거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22일 오전 8.15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논의할 우리 측 적십자 대표단이 강원도 고성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방북했다.

이날 박경서 대한적십자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우리 측 대표단 4명은 “이산가족의 한을 풀겠다, 많이 성원해 달라”며 출입국사무소를 나섰다.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에는 6.25 참전용사가 기초한 ‘조국통일선언문’을 그대로 담은 ‘조국통일선언비’가 있다.

북한이 지척으로 보이는 대한민국 동쪽 최북단에 세워진 이 선언비는 참전용사인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광복 65주년인 2010년 8월 15일에 수십만명 앞에서 공표한 ‘조국통일선언문’의 내용을 그대로 담은 것으로 선언문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세웠다.

‘우리 조국은 자주독립국가로서 본래의 모습대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문구로 시작되는 선언문에는 남북 정상의 만남과 남북 자유왕래 등을 골자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의 바람이 담겼다.

그러나 선언비는 아픈 수난사를 간직하고 있다. 선언비가 처음 임진각에 세워졌다는 소식을 접한 기독교방송 CBS는 2011년 8월 ‘이단교리 담은 통일비석이 웬 말이냐’는 비방기사를 냈고, 선언비는 이내 철거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선언비의 취지와 내용에 동조하는 수많은 이산가족과 참전용사, 일반 국민들의 재설치 요구로 다시 파주 임진각에 세워졌고, 이곳 강원도 고성에도 세워졌다.

22일 오전 강원 고성군 동해선도로남북출입사무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2
22일 오전 강원 고성군 동해선도로남북출입사무소. 이날 오전 8.15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논의할 우리 측 적십자 대표단이 이곳을 통해 방북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2

조국통일선언문을 기초한 이만희 총회장은 6.25 참전용사로 독보적인 ‘전쟁종식 세계평화 운동’을 펼치는 세계적인 평화운동가다. 선언문에는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하루속히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참전용사의 절실함이 배어 있다.  지난 4.27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조국통일선언문’의 내용이 예언처럼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선언문은 재조명 되고 있다. 

월남전 참전용사인 김태근(72)씨는 “조국통일선언문을 읽어보면 평화 통일을 향한 진정성이 느껴진다. 한국인이라면, 평화 통일 운동을 누가하든 적극 지지해야 마땅하다”면서 “통일과 평화 운동을 누구는 해도 되고, 누구는 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하는 이들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자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우연히 고성 조국통일선언비를 봤다는 장모(60) 씨는 “시인이자, 정치학 박사, 감리교인 입장에서 문구 하나하나를 뜯어봤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통일과 평화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다”면서 “이런 글을 문제 삼는 사람들이 진짜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 중견 언론인은 “‘이단’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여 국민을 가르고, 순수한 통일운동마저 폄훼하는 기독언론의 행태가 문제”라면서 “남북의 통일보다 대한민국 국민이 같은 생각을 품는 ‘생각의 통일’이 더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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