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은 공감능력이 좋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호응을 잘 끌어내어 인기도 좋다. 당연히 행복지수도 높다. 우선 경청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 번째는 상대와의 거리를 좁혀야 경청이 쉽다.

강의를 할 때 상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끔 합창으로 마무리 하는 경우에는 제일 크게 노래한 사람에게 상을 주겠다고 미리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강의를 잘 듣던 사람이 노래도 크게 한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사람이 노래를 크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제일 첫 줄에서 타게 된다.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틀려도 크게 하는 것이 요령이다. 지정석이 아니다보니 적극적인 분들이 앞에 앉는다. 앞에 앉는 순간부터 강사에게 호감을 산다. 적극적인 경청을 각오한 분들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까우니 당연히 소리도 더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도구를 이용한다.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는 특히 필기도구만 가지고 있어도 경청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인다. 경청을 끝까지 잘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경청하지 못한다면 경청하는 척이라도 해야 상대와의 관계가 좋아진다. 어떤 여학생은 자신은 수업시간에 멍 때리는 시간이 굉장히 많은데 비교적 학점을 잘 받는다고 고백했다. 그 여학생을 잘 관찰해보니 인사도 잘 했지만 멍 때릴 때는 꼭 노트를 펴놓고 낙서를 하거나 연필이라도 쥐고 있었다. 그러니 적극적인 경청의 자세로 보인 것 같다.

세 번째는 리액션이다.

굳이 어려운 리액션이 아니라 가끔 고개만 끄덕이는 거다. 그러면 상대는 무의식중에 그것을 이해의 표현으로 알아듣는다. 어떤 강사의 말이 생각난다. TV방송국에서 강의를 하게 됐는데 걱정이 많이 됐다고 한다. 그런데 PD의 말이 비싸고 훌륭한 방청객들이 리액션을 잘해줄 거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란다. 실제로 강의를 하는데 리액션이 좋으니 강의가 정말 잘 됐다는 경험을 이야기 해준 적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좋은 리액션은 본인과 상대를 같이 가치 있게 해준다.

네 번째는 적절한 질문이다.

좀 고급기술이긴 하지만 적절한 질문은 경청의 질을 훨씬 높인다. 언젠가 강의를 들으러 간 적이 있는데 중간에 질문 시간을 주었다. 내용 중에서 궁금한 것을 질문했는데 그로 인해 강의가 훨씬 감동적으로 끝나게 됐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그 질문을 안 했다면 그 강사는 그 다음을 어떻게 풀었을까 궁금했다. 필자도 강의를 하니 분명 그날은 그 질문으로 인해 강의의 질이 훨씬 높아졌다. 하지만 그렇게 늘 경청하지 못한다. 그럴 때는 경청한 짧은 부분에서라도 질문거리를 찾아야 한다.

잘 경청할 수 있다면 인생의 많은 답을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운전을 하다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는데 내비게이션조차도 내가 경청하지 않으면 길을 안 가르쳐준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운전을 하면서 어느 지점에 다다랐는데 그 때까지 카메라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카메라가 없었을 리는 없을 정도의 거리였다. 혹시 범칙금이 나온다면 내비게이션이 하는 말을 경청하지 못한 필자의 잘못이다. 경청은 경청하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 두 사람을 모두 행복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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